자동차 생산 공장의 U.P.H. UNIT PER HOUR. 생산공정에서 하나의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이다. 흔히들 라인에서 한대당 시간으로 얘기하는 그것과는 다르다.
쉬트메탈 코일에서부터 프레스 - 웰딩 - 페인트 - 어셈블리 - 패키지까지. 일련의 과정을 다 계산하면 한대당 약 13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
정확한 라인 소요 시간은 생산공정 관리자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완성차 업계마다 라인의 속도가 다르다. 대중 브랜드는 좀 빠르고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국산차를 기준으로 보면 차량 한대가 라인을 지나가는 속도가 평균 약 1분 가량된다. 오토메이션이 적극활용되는 라인은 비교적 빠르고 인력으로 돌아가는 라인은 상대적으로 조금 느리다. 독일 럭셔리 라인이나 영국의 럭셔리 라인은 아시아 대비 생산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다.
미국에 진출한 브랜드 공장을 견학해봐도 비교가 가능하다. 그나마 미국에 있는 벤츠나 비머 라인의 속도는 꽤나 빠른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에 비해 좀 느린 편이다.
내가 경험한 라인의 문제점은
빠른 속도를 유지하다보니... 정교함이 떨어진다.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것은 매스프로덕션에 걸맞지 않는다. 냉철하게 얘기해서 인디비주얼 오더 메이드 시스템이라면 모를까 매스프로덕션에서는 빠르게 쉽게 노멀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최적화가 되어 있다.
이런 기억이 난다. 볼트를 체결하는데 삐끗해서 나사산이 뭉개진 적이 있다. 볼트를 제거하고 탭을 다시 낸 다음 정상적으로 조립을 마쳤다. 차량 밖으로 나오니 이미 라인의 끝이었다. 좆됐다..... 식은 땀이 나는 순간이다. 전동 드라이버를 들고 원위치로 뛰어가는데.. 위험하다고 뛰지 말란다, 대신 빠른 걸음으로 갔다. 제 위치에 갔더니 정규직 아저씨들이 난리가 났다. 라인이 밀렸다며 뭐하는 거냐고 조상을 찾는다, 한대분의 부품을 조립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약 50초. 이미 몇분의 시간을 들였기에 수십대의 차량 조립을 놓쳤다. 후속 단계 역시 같이 밀린다. 욕이 증폭되어 날아오는 순간이다.
어디서 저런 병신이 왔어!????!!!!!!!
라인이 빠르다는게 문제가 아니다. 작업자의 숙련도가 문제다. 놀라운 것은 정규직 근로자는 숙련자들이기 때문에 조립 실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더라. 경력자의 위엄이다.
일용직 아르바이트 근로자가 투입되면 의례 에러가 발생하곤 한다.
요즘 차량은 최신 전자장비가 많이 탑재되어 있다. 그래서 차량 조립 후 점검을 하고 라인 조립이 끝나면 코딩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캘리브레이션이라고 보정을 하는 것이다. 시스템 안정화과정에서 역시 초보자는 실수를 할 수 있다. 시간이 밀리고 다른 작업자에게 쌍욕을 들어가더라도 정상적인 캘리브레이션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조립 라인에서 문제가 있는 차량을 봤다. 정규직 근로자에게 이 차량 이 부분이 에러다 라고 건의하니... 니가 뭘알아. 다음 단계에서 검사자가 잡을 거야 라고 하는데... 눈길이 멈추지 않는다. 불안하다. 라인 끝까지 해당 차량을 주시했다. 수정되지 않고 공장 밖으로 나간다. PDI에서 검수한단다. 응. 그래. 하겠지. 믿어주마.
아는 게 없으면 그냥 시키는대로만 잘 하면 된다. 잘하는 것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주제에 입만 살았다.
시트커버 주름 개선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요즘 나오는 차량들 시트커버, 과연 천연가죽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과거 70-80년대, 그리고 90년대에 나온 차량에 비해 얼마나 가죽이 고급스러워 졌을까?
천연가죽. 고급스러워졌다. 대신, 그만큼 인조가죽도 고급스러워졌다. 일반인은 인조가죽과 천연가죽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준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그리고 BMW, 벤츠, 아우디 등등 독일브랜드 역시 인조가죽을 굉장히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차 가격은 해년마다 인상되는데.... 제조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시키려고 노력한다. 이익을 최우선에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글로벌 소싱에 혈안이다. 나이스한 품질, 치열한 연구결과를 가진 전문업체가 있다면 해외 어디든 달려간다.
코엑스에서, 또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사에서 박람회가 열린다. 참가를 해보면 롤스로이스, 벤틀리, 비엠, 벤츠, 아우디 등등 전세계 모든 브랜드에서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등등의 전문 제조업체를 찾고 만나려고 한다. 이들의 제안은 간단하다. 너네의 기술력을 검증하고 단가를 제시해봐.
해외브랜드 레프로핏 전문업체에게 물어봐라. 부품의 출처가 어디인지. 정식 센터인지. 아니면 중국이나 대만 등 제 3국인지. 왜 동유럽 국가에서 독일차 부품을 많이 팔까. 글로벌 소싱의 여파이다. 임금이 낮으니 제품을 백도어로 돌려서 판매하고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시트에 주름이 발생해서 컨플레인을 하고 교체가 아닌 개선을 처방받았다. 시트 커버의 주름은 없어지지 않고 경화되어 촉감이 더 안좋아졌다... 그렇다면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고 하면서 인조가죽을 적용한 사례다. 천연가죽과 인조가죽은 물성이 달라서 드라이어로 열을 가하면 주름이 개선되는게 아니라 경화가 된다. 탄다는 말이다. 사업소 정비담당자는 이 사실을 알리가 없다. 그러므로 그냥 과거 방식 그대로 처리한다. 고객만 속이 터지는 것이다.
그 외도 재밌는 이슈는 많다. 기억하기 어려울 뿐이다.
PPM 제로화를 부르짓는 회사들... 보면 참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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