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전에 이사하면서 여행가방 하나를 분실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사전날 대부분의 귀중품들은 모두 차 트렁크에 미리 넣어뒀었는데, 그중 여행가방 하나는 디카랑 캠코더등등을 모아
넣어 두었거든요.
잠금장치도 다 해놓았고, 옮겨야 할 다른 여행가방들도 있었기에 별 생각없이 포장이사 짐들과 함께 옮겨올줄 알았는데...
저녁에 새로 이사한 짐 정리를 하면서 보니까 딱 그 가방만 없어진거예요.
카메라는 둘째치고라도 그 안에 있는 메모리카드라도 꼭 찾고 싶어서 포장이사 담당자랑 통화를 했는데,
이사견적을 받으러 왔을때는 그렇게도 매너있고 친절하게 응대하더니, 막상 이삿짐 분실에 대한 책임과 대책을 논하니까
무조건 자기들은 짐을 다 옮겼다고 우기기만 하고, 그런 귀중품을 왜 따로 보관하지 않았냐고 성질내고 따지더니,
나중엔 짐꾼들중 중국교포가 있다는둥, 그들을 의심하면 곤란을 겪을수 있다는둥.. 이건 머 협박인건지..참나~
근데 이 말을 듣고 나니 쫌 찜찜하고 두렵더라고요..
이사한 집을 그들이 아는데 행여 가족들에게 헤꼬지라도 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며칠을 속끌탕 하다가 어쩔수 없이 그냥 가방찾기를 포기했는데, 여기서 반전!
전에 살던 아파트관리실에서 전화가 온거예요.
아파트 복도에 짐가방 하나가 돌아다닌다고 주민들이 신고가 들어왔다고..
아무래도 저희짐중 하나가 빠진거 같다고요.
놀래서 퇴근후 가보니, 진짜로 낯익은 검은색 짐가방 하나가 있더군요.
멀쩡하던 쟈크는 볼상 사납게 다 터져있고, 가방 내부를 보니 넣어둔 디카랑 캠코더등은 이미 다 없어지고 그것들의
하드케이스 박스들만이 찢어진채로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짐작컨데.. 이삿짐을 옮기던 그들중 일부가 그 검은색 가방을 뒤로 빼돌린후 중요물품만 빼놓고, 어수선한 틈을 타
아파트 복도에 버리고 온거 같았습니다.
즉, 그 포장이사 업체의 누군가가 짐을 빼돌린게 확실해진거죠!
추운겨울에 이사를 하던터라 격려차 따뜻한 차류를 인원수데로 다 돌려드렸었고, 심지여 점심값도 따로 드렸었어요.
그런데 이런 불상사를 겪게 될줄이야...
위에도 언급했었지만, 잃어버린 카메라들 보다도 그 안에 들어있었던 가족들의 영상과 모습이 담긴 메모리카드를 잃어버린게 너무나 속상하고 어이없었습니다.
그거라도 좀 돌려주지... 도둑X들!!!
그 이후 이 사실을 업체 담당자에게 알렸지만 따로 보상을 받을수는 없었습니다.
포장이사도 다 체인화 되어있어서 지역마다 이름만 같을뿐 영세하고 서비스 마인드도 제각각이라 컨드롤이 안되는거
같더라구요.
좀 비약하자면 내가 내 돈주고 도둑(?)에게 내짐을 맡긴셈이랄까..
이일을 겪으면서 제가 얻은 교훈은 모든 포장이사 업체들 그들만 믿고 이사현장을 벗어나 있으면 안된다는것!
가족중 단 한명만이라도 그들이 짐 싸는 한 공간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행여 짐을 싸는데 방해가 될까 싶어 그들을 믿고 그 자리를 벗어나 있으면, 저와 같이 예상치도 못했던 일들을
겪을수도 있다는 거죠.
세상살이라는게.. 서로 믿고 둥글게 둥글게..
믿고 싶은만큼 그렇게 굴러가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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