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편 보고오셔용
크리스마스때까지 매일 만났고 만나면 항상 뭔가를 사주었다.
자질구레한 SKⅡ화장품, 향수서부터 샤넬과 프라다의 옷까지.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언니들과 낮에 잠시 만나서 밥먹거나 네일, 패디,
피부관리나 스파만 받아두 하루 10만원씩은 기본으로 나가는데.
1월 월세때문에라도 가게에 나가야겟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VJ언니가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에 전화를 했다.
가라오케에 갈건데 나오라고 너무 연락 안한다며 구박했다.
마침 남자친구가 부모님모시고 친척 상가집에 간다고 해서 그날 오전에
잠시 보고 헤어졌던 터라 하루종일 집에서 심심했다.
나가겠다고 하고 이쁘게 꽃단장을 했는데 지갑에 15만원뿐이 없었다.
신용카드는 여전히 안만든 상태였고 달랑 15들고 갔다가 돈 아쉬운 소리하긴 싫고.
이미 약속한 상태여서 그냥 나갔다. 하지만 기분이 안좋았다.
가라오케에 발렛파킹하고 다섯명정도 먼저와있던 텐언니들 오랫만이어서
손잡고 끌어안고 반가워했다. VJ언니가 같이 시계 감정보러 갔던거 소문나서
언니들이 보여달라며 손목을 붙잡아댓다.
그러면 뭐해 지갑은 텅텅 비었는데 하는 생각에 일하는 언니들이 부러워졌다.
언니들이 왜 가끔 가게 놀러오지도 않냐고 구박해서 남자친구 핑계를 대니
동대문이나 연극연습 핑계대고 빠져나오란다. 가게에서 틈틈이 전화하면 될거라고.
조금 놀다가 언니중 3명이 약속때문에 가고 VJ언니랑 유언니, 나만 남았다.
썰렁하기에 정리하고 계산하는데 70 나왔길래 좀 긴장했는데 먼저 간 언니들이
40 계산하고 갔다며 10씩만 내란다. 돈없어서 그만 집에 가고싶었는데 유언니가
배가고프다며 딱 한잔만 더하자고 그랬다.
노는아이 가서 소주를 따는데 유언니가 귓속말을 한다.
새벽2시에 여기있는거 보니 호빠선수는 아닌것 같은데 디게 잘생겼다 하고.
언니가 가르치는쪽 흘끗 봤는데 모델간지에 정말 잘생긴 살짝 수염기른 남자와
약간 그사람보단 떨어지지만 옷 잘입은 남자가 둘이 술을마신다.
주위 여자들이 다들 그사람들 흘끗거리는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처음에만 잠시 쳐다보고 신경 안쓰는데 언니둘은 계속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한시간 뒤쯤 배부른지 눈이 졸려진 유언니가 가겠단다.
대리불러서 보내주고 슬슬 우리도 가려고 차 나오는걸 기다렸다.
그 간지남들도 집 가려는지 차를 빼달라고 부탁하는데 벤츠 C클라스가 나온다.
그 간지남이 술을 마신게 분명한데도 대리도 안부르고 운전하려고 한다.
친구가 말리자 투덜거리며 내려서 대리를 기다린다. 우리옆에서.
넉살좋은 VJ언니가 슬슬 친구가 생각해서 말려준거니 서운해하지 말라.
하니 우리쪽을 보더니 쑥쓰러운듯 웃는데 정말 잘생겼더라.
그러더니 이왕 술마시기 시작한거 남자끼린 재미없어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같이 한잔더 할래냐고 묻는다. VJ언니 잠시 생각하더니 좋다고 한다.
그쪽 둘, 그리고 언니랑 나. 넷이서 한신포차 옆 지하의 작은 술집에 놀러갔다.
서비스인 주먹김밥과 팥빙수를 깨작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꽤 재밋게
놀았다. 아침까지 논건 오랫만이라 기분이 좋아서였는지 잘 취하지도 않았다.
잘생긴 오빠는 모델하다가 지금은 쉬면서 연기자 준비중이란다.
나도 연영과라니까 반가워하고 그래서 분위기가 나랑 간지옵이랑 좀 엮이는쪽.
다른오빠는 현역 모델이었다. VJ언니와 족보맞추기하며 꽤 즐거워했다.
크리스마스 뭐하냐기에 가족이랑 보낸다고 거짓말했다.
자기랑 놀면 안되냐고 그러는데 그냥 웃어보였다. 연락처 주고받고 간지옵이
내 대리비까지 대신 내주었다. 적은돈이지만 지갑에 돈없으니 고맙더라.
크리스마스이브에 집에 그냥 핸드폰 두고 남자친구 만나러 갔다.
남친네 친구 커플들과 복층 호텔룸에서 술마시고 게임하고 놀았다.
남친이 나보다 6살 많았어서 다들 언니들이라 내게 친절히 잘해주었다.
새벽까지 놀다가 JJ갔다가 오빠가 오늘 하얏트에 방을 잡아놨단다.
만난지 한달 다되어가던 때라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브전날 밤새 놀아댄 피로가 너무 쌓여서 방에 들어가 오빠 샤워하는 사이
완전 깊게 곯아떨어져 버렸다.
다음날 12시가 다되어 일어나니 오빠가 커피를 마시며 피플지 영문판을 진지하게
읽고있었다. 너무 미안해서 세수하고 나와 사과하니 괜찮다고 꼭 안으며 자긴
나랑 그게 하고싶어서 방잡은거 아니었다고 폼잡는다.
침대에 장미꽃잎까지 뿌려놨더구만....
7.
통장 잔고 드디어 제로. 크리스마스 다음날 압구정 중고명품 가게에 선물받았지만
취향이 아니라 가지고만 있던 박스채 새거인 지갑 두개를 팔았다.
위탁하면 돈 많이 준다지만 그냥 매입해달라니까 겨우 50 달랑 주는데
자존심이 너무 상했었다. 얼른 가게 나가야겠단 생각만 들었다.
남친 크리스마스 선물로 예전에 홍콩 다녀왔을때 아빠주려다가 깜빡한 루이비통
넥타이 주었었다. 남친의 선물은 불가리 B-ZERO 풀세트였다.
언니들은 스폰과 남친들에게 여러개 선물 받았다며 자랑했다. 난 연락하는
손님도 없었고 그나마 나한테 정말 잘해주던 아우디옵은 외국가서 없어서
샘도 나고 짜증도 났다. 솔직히 나보다 잘난거 하나 없는 언니도 나보다 선물
여러개 받았다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비교 안되겠지만.
크리스마스 다음날 저녁에 남친은 망년회하러 유학시절 동문회 가고 집에있었다.
근데 간지옵이 전화를 해왔다. 자기 모델때 친구들과 망년회 하는데 오라고.
VJ언니랑 같이 가도 되냐니 그러란다. VJ언니 그날 아침에 통화할때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때 여기저기서 술 너무먹어서 죽는다더니 내가 모델 망년회라니까
금방 생생해져서 같이 미용실가자고 졸랐다.
미용실가서 언니한테 지갑판거 이야기하니 가오떨어지니 남들앞에선 말하지 말라며
1월부터 가게 열심히 나오라고 하며 미안하게 머리값을 계산해주었다.
도착하니 남자 10명에 여자 4명. 여자들 키큰데 얼굴은 쫌 떨어진다.
확실히 모델들이다보니 키크고 스탈은 좋은데 역시 얼굴은 간지옵이 제일 잘생겼다.
술마시다가 몇명이 내게 들이대니까 간지옵이 자기꺼라며 건들지 말란다. ㅎㅎ
청담 과일소주집에서 시작해서 바에 갔다가 가라오케에 갔다.
가라오케에서 취중진담을 내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부르던 간지옵.
얼굴도 잘생겼지만 간지옵 목소리도 너무 감미롭고 좋았다.
그때까지 내가 만나본 남자중에 얼굴도 목소리도 스타일도 최고였다.
간지옵이 차 가져왔냐고 해서 모범타고 간다니까 연말이라 위험하다며 델다준단다.
집근처에 와서 커피한잔 하자며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와서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자기랑 사귀겠냐며 묻는다.
술도 취했고 해서 살짝 고민되는데 전화가 진동한다. 남친이다.
엄마전화라고 그러고 집에 들어가서 집전화로 전화해야한다고 속였다.
생각해보겠다고 그러고 집에 들어와서 남친에게 전화해 잤다고 했다.
12월 31일에 제주도 가자며 파라다이스호텔 스위트룸으로 예약해 놓았단다.
하얏트 사건으로 꽤나 쌓였나보다 싶어서 가자고 했다.
그리고 간지옵이랑은 그냥 일상문자 몇번 날리고 간지옵은 아무일 없었던듯이
평소같은 문자. 쿨한사람 같이서 점점 더 끌렸다.
남친이랑 제주도가서 회도 실컷 먹고 좋아하는 한라봉 입에 달고 살았다.
잘먹는데 살이 어쩌면 그렇게 하나 안찌냐며 오빠가 신기해했다.
원래 우리집안 체질이 먹어도 안찐다. 100먹으면 150 소비하는 체질이라나.
케잌, 아이스크림, 초코렛이고 맥도날드고 안가리고 다 잘먹는다.
바닷가 좀 산책하고 어뒤워지기에 오빠와 호텔에 돌아와 저녁먹었다.
호텔룸에서 보는 밤바다도 멋졌고 오빠가 준비해온 알바비마 와인도 좋았다.
스르륵 오바와 침대로 미끄러져 들어갔는데....오빠의 전희는 좋았었다.
여자몸을 잘 아는듯 날 흥분켰다. 그런데 너무도 작은 사이즈와 잠자리에서 토끼였다.
(남자 둘째손가락 만하다면 설명이 될까. 손가락 두꺼운 남자 말고 보통남자.)
흥분되었던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술마실때 빼고 안피우던 담배가 다 땡겻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간지옵이 너무 보고싶어졌다. 잊으려 노력하던 아우디옵도.
발코니에서 바람쐬며 눈물을 닦는데 자는줄 알았던 오빠가 나와서 안아주며 한마디.
괜찮아 처음엔 다 그런거야...
.....뭐가?
8.
추천은 구걸이라고 배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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