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씨엘과 이기진 교수는 '2015년 세계과학정상회의 홍보대사'에 함께 위촉됐다.
그룹 2NE1 멤버 씨엘(33·본명 이채린) 아버지인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의 근황이 화제다. 혈당 조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다.
20일 서강대 등에 따르면 이 교수와 아르메니아공화국 출신 지라이르 연구원은 최근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CCD 카메라로 쥐를 이용한 비채혈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이 교수는 피를 뽑지 않아도 되는 혈당 측정 방법에 호기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연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혈당 측정 장치는 채혈해야 하므로 환자 고통이 따라오고 위생적이지 않은 등 개선사항이 적지 않았다. 레이저·초음파·삼투압·마이크로파·밀리미터파 등 다양한 비채혈 혈당 측정 방법이 그간 제안됐지만, 정확도나 재현성 등 다른 부문에서 여러 한계가 있었다.
CCD 카메라는 전하 결합 소자(CCD)를 이용해 영상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카메라다. 현재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미지 센서로, 산업적 활용도가 높다. 이 교수팀은 2016년 CCD 카메라를 이용해 마이크로파 이미징 장치를 개발했다.
그 뒤 연구를 계속해 혈당 농도를 이미지로 직접 측정하는 데까지 성공한 것이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정확도(MARD) 7.05%의 측정 신뢰도를 얻었다. MARD는 낮을수록 정확도가 높다. 10% 이내면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서강대 측은 "이번 실험을 통해 채혈하지 않고 이미지로 혈당 농도를 측정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8일 세계적인 학술지 'IEEE Access'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2021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비채혈 혈당 측정 연구를 설명하기도 했다. 방송인 유재석은 "교수님의 당뇨 연구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는데"라고 이 교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 교수는 "20년 전 알프스 학회에 갔는데 굉장히 나이 드신 분이 피를 뽑으며 고통스러워했다"라며 비채혈 혈당 측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당시 포도의 당분 측정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처럼 과일의 당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인간의 혈당을 측정하는데 접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 교수팀은 물에 잘 흡수가 되는 전파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비채혈 혈당 측정에 도전했다. 피를 뽑지 않아도 되는 혈당 측정 방법은 아직 상용화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지난해 중국 H사(화웨이)에서 '이 연구를 해 봐라. 돈을 마음대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라며 "연구비가 다 떨어진 상태였는데 세상에는 해야 할 일도 있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백지수표'를 거절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선 "이 기술이 중국으로 간다면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 지원을 받고 연구해왔다. 근데 날아가는 것이다. 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과학자로서 양심에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교수의 연구는 연구비가 부족해 멈춰진 상태라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한 후속 임상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 후속 과제에 지원했다가 탈락해 연구가 중단됐다고 한다.
이 교수와 씨엘은 2015년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 홍보대사로 나란히 위촉되는 등 과학문화 대중화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씨엘은 2021년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 "나보다 더 대단한 아빠"라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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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새끼는 지 것도 아닌데 막 가져다 퍼주고 생색은 지가 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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