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주차자리가 하나 나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주차하러 들어가는데 갑자기 옆에서 흰색 세단 하나가 궁둥이를 들이밉니다.
부딪힐거 같아서 멈추고 경적을 울렸는데 그 차 창문이 스스륵 내려가네요.
대체 뭔일이지? 싶어 저도 창문을 내렸더니 김여사가 얼굴을 빼곰히 내밀고 그 자리 내가 주차하려고 기다리던 자리예요~ 하고 앙칼지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뙤약볕에 주차할 곳도 많은데 (2층도 있습니다) 꼭 그 자리에 댈려고 기다렸다는 말이 너무나 기가 막히고 황당했고 설령 그렇다 해도 제가 먼저 들어왔는데 그걸 꼭 막아야 할까요?
그런게 어디있냐고 주차 자리를 맡아놓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둘이서 앵무새마냥 같은 말만 반복하다가 계속 말해봐야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차를 홱 돌려서 김여사 차를 피해 주차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내리는데 김여사가 제 옆자리에 억지로 주차를 하더군요.
내리면 한바탕 할 생각으로 기다리는데 제 덩치보고 겁먹었는지 그냥 똥씹은 표정으로 들어가더군요.
제 키가 180에 가깝고 몸무게도 90 근처거든요. 차안에 앉아 있을때랑은 느낌이 달랐을 겁니다.
피곤한 싸움 안해도 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장을 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김여서 차를 흘깃 봤는데 저절로 입에서 쌍욕이 터져 나오더군요.
왜냐하면 제가 주차한 곳은 장애인 주차구역이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장애인이시구요.
근데 김여사 차에는 장애인 주차 표식이 없었습니다.
즉, 장애인도 아닌 사람과 장애인 주차구역을 두고 다툰 것입니다.
전 너무나 당당히 주차하려고 기다렸다는 말에 그 차도 당연히 장애인 차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사지 멀쩡한 비장애인이었네요.
제 덩치를 보고 쫀게 아니라 제 차의 장애인 주차 표식을 보고 입을 다문 것이었습니다. ㅋㅋ (자뻑이었네요... ㅠㅠ)
순간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냥 양보할걸.
그리고 집으로 상품권 보내 드릴 걸...
양보하는 습관을 가지지 못한 제 자신이 심하게 반성되는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보면 꼭 양보해 드릴테니 장애인 주차구역에 곱게 주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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