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빠랑 술을 마시던 중
취기로 아빠가 지에게 못해준거 얘기함
과거에 술 좀 마셨기로서니
아들이 아빠를 가볍게 대하는 것 같음
50대 중반 이후로는 정신도 차리고 사는데
벌써 4-5년이 동안 잘해왔는데 애가 그걸 몰라줌
그래서 화가 나서
"앞으로 너랑 나랑 술 마실 일 없다" 면서
술잔 놓고 나가버리는데
이 아들내미도 뭐가 화가 났는지 술잔놓고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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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내 친우 얘기임
어릴적부터 속된 말로 불알친구로 지냈기에
좋든 싫든 집안사정을 알고 있음.
얘네 아버지(A)는 얘가 태어나기 전부터 마을에서 술 잘먹기로
유명했고, 결혼한 후에도 술을 먹고 집에 오는게 일상이었음
얘네 어머니(B)는 저녁까지 기다리다 매번 폭발했고 그렇게 서로 싸우는게 잦았고, 심지어 아내를 폭행하여 병원에 보낸적도 있었음.
얘는 막내인데 B가 우는걸 싫어했고 B가 울면 내가 놀러왔는데도 다독이고 있었고 붕어빵 같은거 사서는 난 안주고...
B에게 가져다주는 효자임
설상가상으로 난 A가 바람핀 것도 알게됨
우연히 지나가다 본 건데 그걸 얘에게 말해야하나...
가뜩이나 상처받고 있는데 또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하고 있는데
20대 중반 쯤에 술먹고 얘가 얘기함.
3번이나 바람폈다 걸렸고, B는 자식에게 부모 이혼하는건
큰 상처라며 끝내 용서했다고 함.
이후 세월이 흘러
며칠전 첫 단에 내가 말한 일이 일어났고
이 녀석은 아주 오랜만에 내게 술먹고 연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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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한 다음날 이 놈이 말하길
A가 아침에 찾아와 사과했다고 함.
난 그걸 용서했냐고 함.
어릴적부터 너 무슨 상처 입었는지 안다고
내가 나이 먹고보니 갓 태어난 애가 뭘보고
자랐겠냐며 대신 화를 내줌.
이 녀석은 A가 잘하고 있다면서 용서하기로 하고
자기도 술자리에서 말실수 있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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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나만 안타까움
얘 과거사 나이들면서 알게 될수록
난 진짜 부모님 잘 만난걸 느낌..
그리고 내 세대에
그런 부모유형이 제법 있었다는걸
알게됨
20년 이상을 그런 아비 밑에서 자랐다면
난 진짜 돌아버렸을 건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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