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96년 강원도일대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당시 이 치열한 작전에투입되어
전우들의 처참한 죽음과 부상을 목격했던 한 병사의 체험을 담은 글이다.
때는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96년 8월이었다.
우리 부대는 그때 가장 힘든 유격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부대가어수선해지더니훈련 중단과함께복귀를 명령받았다.
철없는 이등병들은좋아 했지만, 얼마 안 있어 우리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공포가 닥쳐온다.
부대에 도착하자 마자출동 준비에 12시간이 주어졌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12시간으로 기억된다. 우리는 모 부대 7중대 소속이었는데
출동후약 보름동안은 지나가는 민간인 검문이나 하면서 노닥거렸다.
시간이 갈수록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분위기가 이상했지만,
어디서 어떤특수부대가 투입되었네 어쩌네 하면서남의 얘기로 치부했고
설마 우리까지작전에 투입될까하는 마음으로불안을 억눌렀다.
급박한 상황이라 실탄과 수류탄이 지급되었다.
훈련소에서 던질때도 몸이 덜덜거렸는데,진짜 수류탄 2개를 허리에차고 있으니
며칠동안 오금이 저려 빨리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랬다.
옆중대 하나가 수류탄을 흘리는 바람에
우리 대대원 500명 전체가 꼬박 3일동안 그 한 발을 찾기 위해
예상되는모든 지역을 이 잡듯이 뒤져야만 했다.
결국 수색은 실패했고 그놈은 영창으로 압송되었다.
불쌍한 놈, 군대에서 빨간줄을 긋다니...
아무튼 실탄지급 때문에 총기사고가 많이 난 것이 사실이다.
강원도 예비군들 소집해서경계근무 시켰더니방아쇠 만지작 거리다
옆 예비군 머리 날리고, 아무튼 예비군들이 사고를 많이 냈다.
시간이 지나자 후방부대가 올라와검문검색을 맡고
우리는하루 종일 산을 헤집고 다니는 수색과 정찰을맡았다.
지형이 워낙 험하다보니 평소 훈련이 잘 된 우리도 꽤 애를 먹었다.
그 일은 쉬지않고 보름동안 계속되었다.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0월로 접어들었다.
야외 광장이나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천막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부대원들의 모습은 점점 초췌해져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느날갑자기 우리 중대원에서 50명을 차출하기 시작했다.
헬기 탄다고 하니, 철없는 우리는 누구나서로 간다고 했는데
이등병을 빼고태권도 유단자 위주로 선발하다보니 결국 나까지 포함됐다.
영화 '머나먼 정글'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지만
막상거대한 헬기의 굉음을 체감하니 알 수 없는 불안감도 들었다.
하지만 실제 영화처럼 밖이 개방된 채안개에 휩싸인
우리 산야를 내려다 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우리 부대가 차출된건, 작전지역에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었고
또한 전반기 전투력측정에서 1위를 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1위는 무조건 좋은건데, 이번엔모르겠다.
잠시후 숲이 우거지고 높이 솟은 산정상 위에 다다르니
헬기를 저공으로 띄운채 지휘관이 갑자기뛰어내리라고 한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추상같은 명령에 어쩔수 없이 그냥 뛰어 내렸다.
그동안 수색하느라군복만 달랑 하나 입고 있었는데
그렇게 뛰어내린 칠성산 1,600고지 위에는 서리가 내려 있었다.
이제 우리는 적 뿐만 아니라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어 15미터 간격으로 능선에 호를 팠는데
온통 돌산이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삽이 안들어 갔다.
할 수 없이돌을 주워다 둥그렇게 성벽 쌓듯이 무릎 높이까지 쌓았다.
그리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자세를 잡았다.
이곳 산 정상의 밤은 상상외로 추웠다.
턱이 딱딱 거리는 소리를낼 정도로 추위는 정말 살벌했다.
전쟁이란 것이 이렇게 모든 상황을 바꾸고 마는 것이다.
앞으로 난 두 번 다시 이런 추위를 경험하지 않으리라.
이 산은 적의 도주로를 차단하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이곳이 뚫리면 적들은 무사히 북으로 귀환하게 된다.
적이 신출귀몰하고상황이 급박함에 따라 우리의 준비는 모든게 부족했다.
우리 바로 아래는전방 30미터부터 숲으로 펼쳐져있다.
거기에인계철선을 연결해서 한쪽 나무에 플래시탄을 연결해놨다.
탄이 터지면적이지나가는 것이니 그곳을 사격하면 되는거다.
위력적인 살상력을 자랑하는 크레모아도 설치했다.
나무 중간에 묶어 놓고 테스트를 마친뒤 격발 손잡이는 잡기 좋은곳에 설치했다.
해는 이미 사라지고 우리에게는조금씩 두려움이 찾아왔다.
밤이 깊어지니 주위가 조용해지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소리와
숨 쉬는 소리까지 산을 찌렁찌렁 울리는 것 같았다.
몸을 약간만 움직여도 부시럭!!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어쩔 수 없이 탄띠를풀어놓고 수류탄과 탄창을 앞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고 참호에 있는 네명중 두 명은 전방경계를 하고
한명은 후방경계를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교대로 가면을 취한다.
그래도 산이 워낙 크다보니 빈틈은 수 없이 많았다.
그때! 중대장이 있는 맨우측 호에서 어둠을 찢는총소리가 "탕~!!" 하고 울렸다.
'휴우~ 놀래라, 어떤 자식인지 내일 죽여버릴테다' 라고 생각하는데
총 소리가 계속 나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투타타타~
이어서 그 아래 호에서도 총소리가 연달아들렸다.
놀란 눈으로 그 쪽을 바라보니 플래시탄이 터지고 있었다.
으~ 정말로 공비가 온 것이다!
호에 있던 우리 네 명은 동시에 몸을 바닥에 바싹 엎드렸다.
그 순간의 공포는 내가 죽을 때까지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달도 없는칠흙같은 어둠이라옆 전우도 보이지 않고
어디서 총알이 날아 오는지, 어디가 앞인지도 구분이 안 갔다.
교전을 벌이는호는 점점 우리쪽과 가까워지고있었다.
이제우리와 두 번째로 떨어진 호까지총을 갈겨대고 있었다.
플래시탄이 막 터지는게 공비가 뛰어 오는게 분명했다.
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추워서 떨고 있는지공포에 떨고 있는지 분간이 안갔다.
우리가 얼마나 떨었는지 네 명의 총 떨리는 소리가
'따닥따닥~' 거리며 위의 총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다. 잡았나? 다 죽었나?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공비들이 칼로 다 목따고 다니는거 아닌가?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총을 내 머리에 대고 쏴 버리고 싶었다.
공포를 느끼는 1초가 한 시간 같았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내 눈이 미웠고
달이 없는 하늘이 미웠다. "파랑새! 응답하라. 파랑새!..."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리 무전을 쳐도응답이 없다.
그 와중에 우리 호 20미터 아래에서 '사박사박'하고 뭔가올라온다.
아~이건뭐야? 이게 뭐지?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동물인가? 공비인가?그래 맞다! 어쩌지?
그래! 오기 전에 수류탄을 까자.
중대장을 툭툭 치고 수류탄을내가 던진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그분이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심호흡을 하는데 옆에 있던 행정병이 자기가 위치가 좋다며 사인을 한다.
행정이나 보다가작전에 처음 나온희여멀건 가
지가 던진다고 하니 내심 불안했지만, 위치상 이 놈이 던지면
우릴 가리고 있던 바위를 넘어공비에게 갈 것 같았다.
망설일 시간도 잠시, 재빨리 수류탄을 건네줬다.
그런데 이행정병 가 의외로 능숙하게 수류탄을던지는 것이다.
휙~ 탁!~ 툭!~ 이게 뭔 소리지?? 분명히 던졌는데...
우리 머리위의 나무가지 맞고, 다시 우리에게떨어진 소리??
모두가 얼어버린 약 1초의 정적...
뇌의 명령이 다리까지 오는데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릴 줄이야...
1초후 동시에 네 명은 호 밖으로 튀어 나감과 동시에
거꾸로 기어서 한참을 사사사삭 내려갔다.
10월의 쌓인 낙엽들이 우리의 위치를 공비에게 잘도 알려준다.
서리내린 산에 얼굴을 쳐박고풀냄새, 낙엽냄새 그리고 필름이 스쳐간다.
살아온 짧은 순간들...가족 그리고친구들...
속으로 3초를 세었다. 망설인 1초. 뛰어나온 1초...
그리고 "펑~~~~~~~~~~~~!!!!"
어?근데 안 터진다.
그래 내가 이미 죽었거나, 아니면 이런 순간의시간은 다를거다.
침착하게 다시 수를 세었다. 하나 둘 셋...그래도 안 터진다.
그 상태로 우리는 약 30분간 얼어 있었다.
잠시후, 위쪽에서 다시 총소리가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그와 동시에호로들어왔다.
뭔가 이상해서 그 놈에게 물었다. "너 안전핀 몇개 뺐어?"
그녀석 당연하다는 듯 "하나 빼고 던졌습니다."
"뭐?~ 이런 시팍~ 개새꺄~!!"
수류탄은 안전핀과 클립 모두 2개를 제거해야 된다.
그렇다면클립만하나 남았다는 얘긴데, 그게 지금 우리 발밑에 있다.
그걸 누가 '톡'하고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우린 그 자리서 그냥 다 죽는다.
우린 꼼짝없이정지된 채 그 상태로 새벽을 맞았다.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꼼짝하지않을 수 있다니...
생존에 대한 인간의 갈망이 이런것인가!!
총소리는 새벽 4시쯤 끊겼고, 조금씩해가 뜨고 있다.
시간은 5시를 지나 6시가 되니 마침내 주위가 환해졌다.
우리는 간밤의 경험으로 이미 대담해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중대장이 다른 호를 살피러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위의 호를 가니 모두 호 안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제정신들이 아니겠지 생전 처음 전투를 했으니, 눈이다 풀려있었다.
고참인 내가 속내를 감추고 태연한 듯말했다. "괜찮냐~?"
그녀석들 한 목소리로 "괜찮습니다!!"
다음호를 올라가는데, 저 아래 한놈이 이쪽을 보고 엎드려 쏴 자세로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야~ 왜그러고 있냐??"
"호에 수류탄이 들어와서 뛰어내렸습니다"
나는 대담하게도 "올라와 아~!!"
다리가 풀린놈을 겨우 끌어 올렸더니 몇 미터 위에 또 한놈이 그러고 있다.
마저 데리고 10미터쯤 올라가니, 그들이 있던 호에김일병이 죽어 있었다.
그는돌을 쌓아놓은 호벽에 걸쳐 축 늘어져 있었다.
철모는 반쯤 벗겨져있었는데 철모피가 다 찢겨 나갔고
얼굴은 피투성이었다.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평생 그 장면이 지워지지 않을까봐...
그 상태로 눈물이 주루룩 내렸다. 흐느끼지도 않았다.
그냥 눈물이 수도가 터진 것 처럼줄줄 흘렀다.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버렸고,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얼굴이 무표정이 된 우리 일행은상부에 무전보고를 마치고위로 올라갔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렇게 담담해질 수 있다니 스스로가 무서웠다.
바로 이런게전쟁이고 인간이구나...
위에는 교련복을 입은 공비 하나가 엎어져 있었다.
팔을 잡아서 뒤집으려 하니 몸이 빳빳하게 굳어있다.
얼굴에 총알 구멍이 나 있고뒤통수는 피에 젖어있다
총 맞으면 머리 뒤가 박살난다는건 알지도 못하는 예비역들의 개뻥이다.
총알은 순식간에 뚫고 지나간다.
전사한 김일병과 같이 있었던분대장이 허공에 대고 막 소리를 지른다.
"야이 개들 나와~ 이시팍놈들아!!!!!!!!"
미친놈처럼 계속 울부짖는데 아무도 그 사람을 말리지 못했다.
그땐 진짜공비 한명이 나오면 막 쏴 죽이고 싶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여기서 서로 죽여야만 하는거지????
머릿속이 혼란해지며 하늘을 봤는데 말 그대로 하늘이 노랗타.
얼마 지나지 않아 헬기가 오고 육군 장성들이 한 명씩 와서
매번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간다. 그리고 변한것은 하나도 없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더 보낼 자신이 없다. 벗어나고 싶다.
전사자한명과 부상자 두명이 헬기로 후송됐다.
그리고 우리는 이후 3박 4일을 더 그곳에서 보내야 했다.
그 지옥속에서난, 마지막날수류탄을 맞았다.
공비를 잡은 첫날,우리쪽 희생이 더 컸다.
그날 의문은 누가 공비를 잡았느냐다. 그런데아무도 모른다.
모두가 소리나는 쪽으로 총을 쏴댔으니 총알에 이름 쓴것도 아니고...
그런데 정황상 상근예비역인 모일병이 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는나중에 포상금 2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첫날 산비탈을 따라 뛰어내리던 공비가 한명 있었고
아래쪽에서 올라오던 공비가 또 한명 있었던 거다.
우리 호 뒤에서 저벅저벅 올라가던 것이 그중 한 명의 공비였고,
행정병이 던진 수류탄이 실패하는 바람에 그가 우리를 통과한것이다.
우리 호를 지나친 공비가 위로 올라가서 전사한 일병과마주쳤고
그 호와 전투를 벌이다 수류탄을 던져 그 호의 인원을 제압한 다음
또 위로 올라가다가 다음 호의 인원과 만난 것이다.
공비를 사살한 일병은 갑자기 발소리가 나서 총구를 뒤로 돌렸는데
눈앞에 뭐가 번쩍 했단다. 반사적으로 총을 쐈는데 그게 공비의 얼굴에 맞은것이다.
올라오던 공비도 앞에서 뭐가 휙 돌아보니 먼저 총을 쐈는데
다행이 그 총알이 일병의 머리를 빗나간 것이다.
전사한 우리쪽 전우는 수류탄이 날아들기 전에
이미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고 수류탄이 들어와서 두명은 뛰어나갔고
이미 전사한 전우만 남게 된 것이다.
이거 미친다, 우리가 올라가던 공비와 전투를 벌였더라면
우리중에서 희생자가 나왔을텐데,그 일병이대신 죽은게아닌가.
온갖 가정들이 머리속을 헤집는데 죄책감과 공포와 다행스러움이 교차하며
다시금 표현할 수 없는 괴로움이 밀려왔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 실감났다.
왜 이런 개 같은 상황이 벌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온갖상념들이
심장을 움켜쥘 수 밖에 없는 고통으로 아파왔다.
중대장은 상부의 지시를 받고 돌아왔다
우리는 빨리 내려갔으면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중대장의 표정은 무거웠다.
전투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신속히 호를 정비하고 보급품을 점검하라고 한다.
잠을 잘 틈도 밥을 먹을 틈도 없었다.
해가 지기 전에우리가 살려면 호를 높이 쌓아야만 했다.
여전히 땅은 파이지 않았고 쌓아올릴 돌도 부족했다.
시간이 가는게 무서웠다. 밤이 오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물과 식량과 방한복도 없이또 다시 밤이 찾아왔다.
그날은 달이 떴다. 희미하게 앞이 보였다.
그러나 달이라도 떠주길 바랬던 첫날과는 달리 내 머리와 어깨를
정확히 비춰주는 저 달빛은 너무나 섬뜩하기만 하다.
능선을 따라 자리잡은 우리 부대는 공비에게 훤히 노출되어 있고
우리는 공비를 보기 어렵다. 호의 오른편 오르막길에 계속 눈이 간다.
공비가 저 시커먼 나무와 수풀속에 숨어우리를 보고 있을것만 같았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보이는 적 보다, 안 보이는 적이 더 무서운 것이다.
설마설마 했는데, 밤이 이슥해지자 위에서 또 총소리가 울렸다.
하하~ 이건 꿈일거야. 난 지금 편안하게자고 있는데 꿈이 개 같을 뿐이야.
제발 총소리 안들리게 해줘~ 아니 총 쏘지마 이 개들아~~~
꿈이길 바랬지만 복수심에 눈이 먼 중대원들은
조그만 소리에도망설임없이 있는데로 총알을갈겨댔다.
"야~ 이 개들아~ 빨리나와!!" 고함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전사한 전우의 고참인 분대장일 것이다.
수류탄이 터지고 또 이어서 크레모아까지 터졌다.
아~ 다들 미쳐가는구나. 이게 전쟁인가! 정신이 몽롱해졌다.
나도 전방 숲속을 향해 미친듯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저 앞에서 바스락대는 소리는 더욱 더 우리를 자극했다.
그냥 우리가 미쳐서 총을 쏘는 줄 알았고 두려움을 떨치려고 총을 쏘는 줄 알았다.
여기 네명이 진치고 있으니까 공비에게 오지 말라고 시위라도 하듯이...
그런데 "딱콩~!!" 하는 소리가 들렸다. M-16 이다.
우리가 쓰는 K-2 소리와 틀리다. 또공비가 온 것이다.
우리앞으로 오지 않기만을 바랬다. 어제 전우의 죽음을 보고
죄책감을 느꼈던 것은이제 먼 옛날 얘기 같다.
오직 살고싶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했다.
딱콩! 딱콩! 공비가 쏘는 총소리가 분명하다.
탄알이 부족하기에 조준사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위쪽에서 교전이 일어난게 맞다.
그냥 미쳐서 총을 쏴대는건 우리 호 밖에 없었던거다.
내일은 또 누가 쓰러져 있을까.피흘리고 쓰러져 있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총을 꽉 잡았다. "그래!와라 죽이고 집에 간다. 와라 와라 와라!"
그렇게 끊임없는 총소리는 날이 밝아서야 그쳤다.
휴가 나와서 뉴스에서 본 이야기지만 칠성산 아래 살던 노인분이
산에서 총소리 나는데 6.25를 다시 겪는것 같았다면서 무서웠다고 한다.
그 정도로 총알을 퍼부었으나 끝내 공비는 잡지 못했다.
다음날, 잠과 물이 부족한 차에 헬기가 물과 식량을 낙하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정확히 배분하여 자기 수통에 채워넣고
본인 몫으로 전투식량을 챙긴다. 이제 눈들이 반짝반짝한다.
군인이다. 이제 완전한 군인이 된거다. 이틀간의 교전은
사회에서 껄렁대다가 온 대한민국 젊은이들을 진짜 군인으로 만든 것이다.
조를 나눠 취침을 하고 호를 정비하고 인근 수색정찰을 실시했다.
이제는 밝은 낮에도 공포감이 그대로 이어졌다.
저 컴컴한 숲속에 숨어있는 공비의 총알이 언제 날아올지 모른다.
총소리보다 더 빨리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
중대장과 호를 점검하는데 어느 호 앞에 수류탄이 떨어져있다.
우리 수류탄과 확연히 다르다. 어젯밤에 공비가 던진게 분명하다.
그 호에 있었던 전우들은 그냥 멍한 눈으로 수류탄만 바라 볼 뿐이다.
수류탄의 불발로 살아남은 세명의 군인들...
누군가의 애인이며, 누군가의 사랑하는 자식임이 분명한 그들...
그들의 생과 사에울고 웃을 수십명의사람들이 막 떠오른다.
수류탄 주위에줄을 쳐서 위험지대 표시를 하고 올라갔다.
이 호는 돌이 부족해서 통나무를 끌어다 막았는데, 어젯밤 가장치열했던 곳이다.
여기서 또 골 때린다. 세명 앞에 쌓아놓은 통나무에 총알자국이 2개 나있다.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야! 이거 뭐냐?”
일병 하나가 유심히 살펴보더니 “어? 총알자국입니다!”
“그거 5센치 높았으면 너 죽었다”
그러자 세명이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이제 무감각하다. 이런 대화가 농담처럼 오간다.
엊그제까지 초코파이 하나 더 먹고 작업할때 몇분 더 쉬는게
군생활 최고의 목표였던 우리 군바리들이 단 이틀만에
전쟁의 주인공들이 되어버렸다.
우리 보다 밑에 있는 호에는 야간투시경을 지급했는데
한명이 관측중에 공비가 크레모아 설치지점을 기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투시경을 쓴 상태로 사격이 쉽지 않아 크레모아로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공비가 크레모아 앞으로 오지 않고 뒷쪽으로 기어 가길래
어쩔 수 없이 후폭풍으로 잡자고 눌렀다고 한다.
다음날 같이 확인해 보니 후폭풍에 쓸려간 흔적만 있고 공비는 없었다.
원래 크레모아 후폭풍도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는데
어떻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공비의 신출귀몰함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사회에서 아무리 대던 녀석들도 그 4박 5일만큼은 정말 믿음직한 전우였다.
눈은 빛났고 판단은 냉철했으며 두려움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제대 후에도 우리 군대를 믿는것이 바로 이런것이다.
전쟁이 나면 모두 전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날도 우리가 기대했던 철수명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각자의 군장이 공수되어 옷을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것만이 변경된 사항이었다.
3일째는 간간이 교전이 펼쳐졌고 여전이 공비는 총알을 단발로 사용하였다.
다음날 수류탄 파편에 앞이 피범벅이 된 일병 한명이 후송되고
높은 사람들이 와서 격려를 하고 황급히 떠났다.
보급품도 모자라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실탄은 부족했다.
처음엔각자 다섯개의 탄창을 갖고 있었는데
사흘이 지난 지금은 한 두개 밖에 남지 않았다.
수류탄도 넉넉하지 않았고 섬광탄은 거의 바닥이 났다.
남은 탄알과 수류탄을 서로 다시 나누고 4일째 작전준비를 했다.
그러던 중 한명이 부리나케 뛰어와 뭔가 움직이는 것을 봤다고 한다.
열명 정도가 뛰어가 보니 돌무더기를 쌓은 넓은 개활지가 나왔는데
저 멀리 뭔가 도망가는 듯이 보였다.
나는 무전기를 메고 뛰어 왔기에 숨이차서 조준을 하지 못했는데
"탕! 탕!"하고 뒤에서 몇 발 사격을 가했다. 총소리와 함께 나도 무전기를 내리고
엄폐물 뒤에서 조준을 했으나 놈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문제는 그 뒤였다.우리는 그곳에서 한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공비로 예상되는 놈이 숲속으로 들어가우리를 겨누고 있을텐데
우리는 어두운 그 안쪽을 전혀볼 수가 없었다.
개활지에 꼼짝없이 갖힌다는 공포!이런게 전투 경험인가보다.
그 개활지를 이탈하는데 우리가 얼마나 무서웠던지 온몸에 땀이 흥건했다.
보이지 않는 한 명의 적은 노출된 열명의 적 보다 훨씬 더 무서웠던 것이다.
위로 올라가니 반대쪽 산등성이에서 연기가 난다는 보고가 들어 왔다.
중대장은 20명 정도의 정예를 추려서 반대 봉우리로 넘어가는 작전을 세웠다.
지도를 보니 거리가 꽤 됐지만 해지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두 허리를 숙이고 장전상태에서그대로 전진을 했는데
단 한명도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뭘까?뭘까?? 우리는 온갖 상상으로 마른침을 삼켜야만 했다.
넘어가다 보니 연기가 아니고 산 중간으로 흐르는안개였다.
우리는 안심하고다시 돌아와 호를 정비하고 4일째 밤을 맞이했다.
4일째 밤이 칠성산 전투에서 제일 기억이 남는다.
우리 호가 공비에게 수류탄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첩보에 의하면 공비는 단 한명이 남아있다고 했다.
한명은 이미 북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4일째전투 결과 남은 공비는 두 명이 확실했다.
여론에서는 여러 설을 제기했지만 우리는 두 명과 전투를 벌인게 맞다.
왜냐면 첫날 우리 전투지역에서 내려오던 공비와
올라가다 잡힌 공비가 있던거 기억 날거다.
잡힌 공비에겐 소총이 없었고 소총끈이 예리한 칼로 잘려나가 있었다.
즉, 두명이 올라오다 한명이 쓰러지자 한 명이 총끈을 잘라서
총을 가지고 도주한 것이다.
첫날 내려오던 공비 1명, 올라오던 공비2명. 총 3명이었는데
한명은 죽고, 한명은 북으로 넘어가고, 나머지 한명이
일부러 혼란을 주기 위해 교전을 벌인 것이라고 밝혀졌지만
우리가 보기엔 북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두명이 그대로 있었던거다.
암튼 4일째, 그날은 조용해서 이제 공비들이 지역을 이탈했나 싶었다.
그런데!!!! 전방 20미터 앞에서 "사박! 사박!...... 사박! 사박!......"
사람이다!! 동물은 아니다. 동물은 저렇게 느리게 걷지 않는다.
재빨리 고개들을 숙였다.
설치해 놓은 섬광탄만 건드리면 바로 크레모아를 사용하려고
손에는 격발장치를 꼭 쥐고 있었다. 누르고 던지고 당겨라!!
매복의 기본 지침이다. 모두 내가 크레모아를 터뜨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한명은 수류탄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으론 소총을 잡았고
또 한명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내 눈만 봤다.
그 상태로 한 시간이 지속됐다. 슬슬 의문이 들었다.
저게 공비라면 왜 같은 장소에서 움직이고 있을까??
눈치없이 산 아래에선 조명탄을 쏴대고 있었기 때문에
뻔히 우리 호가 보일텐데 말이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그 자세로 초인적인 힘으로 우리는 버티고 있었다. 침도 제대로 못 삼켰다.
1시간반 2시간이 됐다. 소리는 끊임없이 났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5시가 넘어서자어렴풋이 날이 밝아온다.
하지만 소리는 계속난다. 해가 뜨면 서로 노출이다.
누가 먼저 용기를 내서 선빵을 날리느냐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밝아진다. 4명은 서로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어느정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있었다.
확~ 하고 호 위로 머리를 내서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 정도 소리면 정말 20 미터 앞이다.
서로 마주보면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기 때문에
밖을 내다볼 수 없었다. 고개를 들면 바로 앞에 공비와 눈이 마주칠것만 같았다.
모든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사람이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낙엽 위를 전속력으로 내려오는 소리다. 갑자기 뒤에서 들린 소리에
나와 행정병이 반사적으로몸을 일으키며 뒤를 돌았고
내가 한 탄창을 소리나는 곳에다 갈겼다.
"드르르륵~!!!!" 2초 정도면 30발이 다 소모된다.
딥따 쏘고 나니 바로 옆에 있던 행정병이"으악~!!" 하고귀를 막자
내가 괜찮냐고 물어보는 찰나!! “야 괜찮......"
"퍼엉~~~!!!!!!!!!!!!!!!!!!!!!!!!!!!!!!~~~"
왼쪽부터 후끈한 불길이 날 덮치고 오른쪽으로 흘러갔다.
아차!!! 전방에 있던 공비를 생각 못하고 반사적으로등을 보인 것이다.
왼쪽귀가 안 들렸다. 등을 해머로 얻어맞은 것처럼 날카로운 통증이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고통이었는데, 그때는 따끔했던 정도로 느껴졌다.
오른쪽 두명은 놀라 엄폐했고, 왼쪽 행정병은 엎드려 있었다. 죽었나...
그 짧은 순간에 신기하게 날이 환해졌다. 날이 밝으면 공비는 활동하지 않는다.
행정병을 흔들었다. “야! 괜찮냐?” “네 괜찮은데... 등이 아픕니다."
자식 살아 있구나!! "나도 등에뭐 맞았다. 좀 봐라”
행정병이 내 등을 확인했다. 괜찮다고 한다.
“그럴리가 없지, 졸라 아픈데... 까서 잘 봐바”
그러나 외관상으론 이렇다 할 상처가 없었다.
이번엔 행정병 등를 봤더니 상의가 아주 약간 뜯겨져 있었다.
뭐랄까 커터칼로 살짝 긁은것 처럼 실밥이 아주 약간 올라와 있었다.
등을 까보니, 살 속에 손톱만한 시커먼게 들어가 있었다.피도 안 났다.
“야 너 등에 점 있냐?” “아닙니다!” “너 등에 수류탄 맞았다”
이렇게 5일째 아침을 맞이 했다.
네명 다 긴장때문에, 또 똑같은 자세로 웅크리고 있었기 때문에
다리가 풀려 일어설 수가 없었다. 한참을 살아남았다는 기분을 만끽하고서야
다리에 힘을 얻어 일어설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뛰어 내려오던 소리는 공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숲속에서 소리를 내던 것은 공비가 확실했고, 공비가 던진 수류탄이
호 앞에서 공중폭발한 것이다. 그래서 행정병은 등에 수류탄이 박혔고
난 깨진 돌덩이에 등을 맞은 거다.
억울하게도같이 부상을 당했는데, 그놈은 헬기타고 내려가고 난 걸어내려갔다 ㅠ.ㅠ
국방부에서는 우리가 서로 던진것이라고 주장을 하다가 결국 파편조각이
북한 수류탄으로 밝혀지면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다.
내가 총을 쏜 장소를 샅샅히 점검했는데 혈흔은 없었다.
정말 죽을 용기 한번 내서몸을 일으켜 사격 했는데 못 잡았다니...
그리고몇초 후, 사람을 못 죽인것을 아쉬워 하는 내가...
뭐랄까,암튼 정말 우스운거다 군대라는게, 전쟁이라는게...
그날 하산을 하고 대대로 복귀했는데, 마치 월드컵 우승을 하고 돌아온
선수들처럼미리 준비된 대대원들의 열렬한 환영을받으며 주둔지로돌아왔다.
그 순간도 잠시,즉시 도열해서 속옷까지 다 벗고 실탄을 회수당하긴 했지만...
이후로 우리 중대는 한동안 작전에 투입되지 않았고
각지에서 도착하는 위문품으로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했다.
그러나 밤은 우리에게 두번째 지옥을 선사했다.
우리가 자고 있는 폐교의 교실은 밤새 악몽에 시달리는 중대원들의 비명소리에
불침번을 서는 전우가 무서워서 귀를 막고 벌벌 떨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머리가 곤두서서 미칠 지경이다.
이후 한달간의 매복과 수색 정찰기간 중에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으나 생략하겠다.
작전기간중 벌어졌던 수많은 사건사고 중에몇가지 사례를적어보면
야간에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무조건 사살이기 때문에
생리적 해결은호 안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된다.
그래서 대부분 주간에 모든것을 억지로 해결해야만 한다.
그런데 어느 부대 중대장이 옆에 있던 상병에게 일 보고 온다고 말하고는
근처에서 일을 보는데,조느라고 그 말을 못들은 상병은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
그 중대장에게 한 탄창을 다 쐈다고 한다.
어느 부대는 평지에서 호를 파고 매복하는데
앞에 커다란게 다가와서세 명이 집중사격을 했는데, 다음날 나가보니
주민이 키우던 황소가 죽어 있어 결국 부대에서 소 값을 물어줬다고 한다.
그리고 송이버섯을 캐는 주민을 사살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11월쯤에부대에 복귀했고, 우리 앞을 지나는 모든 보급차량은
우리 중대 사열대에 온갖 식료품과 위문품을 쌓아놓고 갔다.
나는 병사중에서는 유일하게 사단장 유공표창을 받았는데,
받을 일을 해서가 아니라 대표격으로 받았다.
공비잡은 상근예비역 일병은 훈장이 추서됐는지 정확한 소식을 듣지 못했고
얼마 후 상근예비역들은 고향으로 가서 남은 군생활을 보냈다.
따지고 보면 전사한 전우만 불쌍하다.
살아남은 자들의 사치는 정말이지 부끄러운 것이었다.
얼마 후 중대 전원이 동시휴가라는 사상초유의 주인공이 되어
부대 안으로 들어온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타고 곧바로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된
전우의 묘 앞에서 예를 갖춘 후 각자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죽은 공비의 주머니에는 도토리 몇 개와
우리가 먹다버린 전투식량 봉지를 여러 번 접어 놓은 것이 발견 되었는데,
도토리를 생으로 먹는게 얼마나 고역인지 장난삼아입에 대보신 분은 알거다.
거기에다 전투식량 봉지에는 밥 알이몇개 붙어있었는데
그걸 아껴서 접어 놓은거다. 이게 사람 할짓인가...
7월에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된 故 송관종 상병을 찾을 예정이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대신해 본인의 임무를 다하고 간 그에게
잠시 묵념을 보내주길 간청드린다
출처 : 인스티즈 주루룩님글
.일반병들에게 방탄복좀줘라.죽느냐 사느냐 문제인데
.
강원도 고성 근무..
96년 12월 전역..
겨우 말년 휴가 다녀옴..
밀린 병장 진급휴가와 포상휴가에 말년휴가까지 다녀와야야하는데 그러면 전역 날짜를 넘겨버려 포상 휴가는 후임에게 넘겨주고 병장 진급휴가와 포상휴가만 받음..
휴가 복귀 다음날 바로 전역..
자대 배치받고 저도 송상병님 조문갔었습니다. 6중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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