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말과 달리 허술한 현장 수습
7월 9일 오후 2시, 유가족에게 현재까지의 상황을 포항에서 전달해 준다기에 서둘러 아침부터 매번 가는 부대 근처 사고 현장에 갔습니다.
이번에도 사랑하는 아들이 좋아했던 아이스커피와 바쁘다고 아침 굶지 말고, 하나씩 꼭 먹으라고 엄마가 사다 주었던 뉴케어, 자기 방 한쪽 구석에 쌓아 두고 자기 전에 마셨던 음료수 등을 챙겨 추락 사고 현장에 놓아두고, 아들 태훈이를 부르면서 잘 마시고 하늘에서도 부디 건강하게 지내라고.... 그리고는 폭발 현장에서 아들의 흔적 하나라도 더 찾으려고 땅을 뒤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인 저는 아들의 뼈와 살점이라도 하나 더 찾기 위해 기름 먼지 속을 파헤치고 있는데, 그 순간 하늘 위로 초계기가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비행기를 보면서 사랑하는 태훈이의 죽음이 억울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해서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7월 9일 사고 현장 위로 날아가는 초계기>
<갈 때마다 올 린 아들 좋아했던 음료수와 커피, 오른쪽은 조종석 시트커버로 보이는 파편과 근육이 타고 난 후 재로 남은 것처럼 보이는 것들>
5월 29일 사고가 있은 날부터 지금까지 잠을 자거나 피곤해 눈을 붙일 때마다 부대 근처와 추락한 사고 현장을 맴도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 속에 태훈인 듯한 모습만이 아련히 보이고, 그때마다 그 모습이 비치는 쪽으로 달려가지만, 홀연히 사라지기만을 반복하고 한 번도 그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잠에서 깨면 하늘을 보고 울기만 했지, 태훈이가 꿈속에서 저를 사고 현장으로 오라고 하는 것이었음을 처음엔 몰랐습니다. 평소 저는 강한 아버지라 생각했고 꿈을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례가 끝나고 6월 7일 영천호국원에 들러 울면서 자장가를 불러주고,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스커피라도 주고 싶어 사고 현장에 갔습니다.
파손된 모든 비행기 잔해를 수거해 다시 맞추어 보면서 재조립해 보는 과정이 사고 원인을 찾는 중요한 단서의 하나라고 했고, 사고 현장 수습은 모두 끝났으며,추후 조사를 위해 통제만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을 지키고 있는 군인의 허락을 받고, 태훈이가 떨어져 사라진 자리에 커피와 아이스크림 통을 놓고 한참을 울고 돌아 나오려는데, 눈물 너머로 나무 밑에 커버만 없이 그을린 핸드폰 하나가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작전 시 폰은 부기장만이 갖고 탄다고 영결식장에서 한 분이 ‘핸드폰이라도 찾아 전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해 수색했지만.... 죄송합니다.’라고 하셨고, 저는 그 말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는데, 누가 봐도 폰이라는 것을 알 수 상태로 놓여 있었습니다. 전 그 폰을 껴안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순간 수습이 엉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알게 된 것이 사고 현장은 조사 종료 후 기름과 냉각수 등에 오염되어 모두 파내어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렇다면 태훈이와 그의 동료들의 뼈와 살이 더 남아있는 상태 이대로 산업폐기물 쓰레기장에 가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태훈이가 꿈에 나타나 아빠를 그렇게 찾았구나.’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태훈이는 부대에서도 자신보다는 주위 동료들을 그렇게 살뜰히 챙겨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맛있는 게 있으면 아들 먹으라고 한 박스씩 제주로 택배를 보내면 전부 부대원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하고 모자라서 더 보내달라고.... 그래서 꿈에 나타나 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잘 챙겨주라고 아빠 꿈에 나타나 그렇게 사고 현장으로 오라고 했던 것 같았습니다.
손가락 끝이 갈라지는 것도 모르고 맨손으로 주위를 찾았습니다. 박 중령의 타다만 비행 교본 등 여러 점을 더 찾았습니다. 초병들이 옆에서 상황 보고를 했고, 즉시 조사단에서 달려와 수거해 갔습니다. 사진은 못 찍게 했습니다.
그 자리를 쉽게 떠날 수 없어 주위를 돌아보니, 현장 옆에 컨테이너가 있어 위를 살펴보니 부품들이 그대로 있었고, 여기저기 사고 현장에는 아직도 수많은 부품과 잔해들이 남아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멍청한 저는 사고 조사를 위해 해군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믿고 있었는데, 수습이 끝난 현장을 보고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아들의 흔적이라도 며칠 더 찾아도 되겠냐고 부탁했고, 부대의 허락과 숙소를 제공받아 6월 9일부터 3일간 현장을 수색했으며,9일 하루는 부대에서 20명 정도의 인원을 보내주어 같이 찾았고, 그날 마치면서 부대에서는 그날로 사고 수습은 끝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 부부만이라도 나머지 2일만 더 찾으려고 했지만, 유품들이 계속 나와서 집사람과 둘이서 일주일간 계속 찾았습니다. 태훈이의 작은 것 하나라도 쓰레기장에 보낼 수 없어 매일 새벽에 달려가 찾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매일 모아놓으면 저녁에 부대에서 거둬갔습니다.
<사고 현장을 뒤지는 우리 부부> <우측 사진의 상자 안은 신체 일부분 같은 것, 나머지는 기체 잔해>
계속되는 저의 행동 때문인지, 아들 관사의 짐을 정리하기 위해 제주에 간 동안, 부대에서는 16일부터 3일간 대대적인 수습을 더 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저희는 계속 현장을 다녔고, 지금까지 찾아낸 내용물에서 신체의 일부 52점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부대에서 3일간 40명이 참여하여 수습한 내용으로 보내준 사진>
7월 9일 진행된 사고 설명회 내용은 비행을 재개한 과정 설명과 사고 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통상적인 설명이 전부였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설명회를 듣는 시각에 많은 언론사에서 초계기 비행 재개를 알리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군의 특성상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비행 재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필 저희를 불러놓고 설명하는 그 시간에 발표가 나오게 했다는 것은, 유가족은 배려의 대상이 아니고 ‘대통령부터 이하 모든 기관장이 유감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모두 거짓이겠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손으로 파면서 찾은 아들의 유품>
아빠가 싸구려 시계를 생일 선물로 준 것인데, 좋은 시계는 놔두고 저 시계만 차고 다녔나 봅니다. 시곗줄에 까만 자국들이 태훈이 살의 흔적이 묻어 있는 것 같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립니다. 나머지 시곗줄은 못 찾았습니다.
9일 설명회 때, 저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첫째, 사고조사단장이 방산 비리와 관련된 부조리로 구속되어 교체되었다.1)보통 단장이 임명되면 그를 주축으로 위원이 구성되는데, 단장만 교체되었다고 위원들이 비리에 자유로울 수 있는가, 또 사고 검증에 관해 그들을 신뢰할 수 있는가?
둘째, 사고조사위원회는 철저한 사고 조사로 그 결과를 밝힐 것이라고 했는데, 사고 수습 과정을 보면 신뢰할 수 없다. 많은 전문가가 사고 장면을 보고 이번 사고의 원인을 엔진과 꼬리 날개 로더라고 예상하는데 엔진 고장은 아니라고 하니 로더 고장일 가능성이 제일 높으리라는 것은 당신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사고 현장에서 로더의 핵심 부품으로 보이는 것을 또 발견했다(아래 사진 참조). 나는 사고조사위원회가 이번 사고 원인 조사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7월 9일 초계기 추락의 주요 원인의 하나인 꼬리 날개와 관련 있는 로더 부품 같은 것을 발견함. chat GTP에서 사진 분석을 의뢰하니 조정관과 로더 사이의 부품으로 손상된 로드 리미터 케이스, 트림 리미터 또는 피드백 링크 커버, 조종 로더 센서 마운트일 것이라고 알려줌.>
해군이 이번 같은 비행기 사고가 처음이기도 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없었겠지만, 허술한 사고 현장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금까지 믿고 사랑해 왔던 해군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부속을 모두 모아 생체 지도를 만든다는 설명과는 달리, 사고 현장 수습은 너무나 허술했습니다. 만일 수습이 완료되었다고 듣고 처음 찾아간 그날, 사고 현장이 잘 마무리되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심정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렇게 허술한 수습 현장을 바탕으로 사고조사단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는 말이 전혀 믿어지지 않습니다.
나무위키의 통계를 보면 어느 군보다도 군 관련 비리가 많은 곳이 해군이고2)3), 해병대 마리온 헬기 추락사고 결과4)에 따른 배상 문제도 있었기에 더욱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데도 수습 과정을 보면, 해군 내 비리와 관련이 있던 예비역 조사단장이 임명된 점과 사고 현장을 대하는 태도에서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조사단장이 교체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철저하고 공정하게 잘 이루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해군사령부 관계자분들은 사고 이후 유가족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유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로 인해 무더운날 수습과 탐색에 동원되어 고생해주신 병사여러분과 인솔해주신 분께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신문에 보도되었듯이, 조종으로 통제 불가능하고 기체 결함이 유력한데도, 사고 현장 수습 과정을 보면 군인의 명예가 걸린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결국 원인을 밝힐 수 없음이나 늘 나오는 대로 조종사의 과실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또 지금도 자식을 해군 비행기 조종에 보내 놓고 마음 졸이고 있을 다른 해군 가족들을 위해,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철저히 조사하여 모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설명이 가능한 결과가 나와, 다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주2) 관련 도표 내용
1)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83096&ref=A
2)https://namu.wiki/w/%EA%B5%B0%EB%82%A9%EB%B9%84%EB%A6%AC?from=%EB%B0%A9%EC%82%B0%EB%B9%84%EB%A6%AC
3) 방위산업비리(방산비리)범죄의 처벌 강화 및 억제 방안, 박학모, 2016, 한국형사정책연구원
4)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9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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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군에서 다 했다고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린다면
저러지 말았어야 하는데요.
도대체 저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싶네요.
어떻게 부모가 사고현장에서 추가로 유골을 발견하게 해요? 어떻게.....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그래요?
그래놓고 어떻게 우리 아들들을 군대에 보내달라고 말을 해요?
너무 뻔뻔한거 아니에요?
최소한 유골 수습이라도 저렇게 되면 안되는것 아닌가요.
유족분들께서 슬퍼할 권리조차 빼앗아 간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방공포대라 해군6전단 초계기 훈련기 등 을 많이봤습니다 주야 할거없이 계속 같은곳을 도는걸보고 왜 저렇게 무리하게 운용하지?? 잠은 안자는가?? 이것도 해병대원 잠 안재울려고 일부러 저러나 했습니다 사고가 나도 조사끝나기전에 다시 운용하는거보니 해군은 장병들을 전혀 신경안쓰나봅니다?? 왜그럽니까??UH헬기도 추락했는데 아직 정신못차립니까??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빕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숨 쉴때마다 느끼실거라 생각되어집니다.
사치스런 말씀이지만 힘내세요..
물론 군에서 다 했다고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린다면
저러지 말았어야 하는데요.
도대체 저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싶네요.
어떻게 부모가 사고현장에서 추가로 유골을 발견하게 해요? 어떻게.....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그래요?
그래놓고 어떻게 우리 아들들을 군대에 보내달라고 말을 해요?
너무 뻔뻔한거 아니에요?
최소한 유골 수습이라도 저렇게 되면 안되는것 아닌가요.
유족분들께서 슬퍼할 권리조차 빼앗아 간것 같습니다.
이제는 더 찾을 것도 없지만 오늘도 비가 많이 왔으니 빗물에 씻겨 작은 조각이라도 더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주에 49제가 돌아오는데 집사람은 어제부터 하루 종일 울기 시작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이 있었기에 우리는 편히 생활할수 있었습니다
이제 영면하시길 빕니다
힘내세요
글읽으며 사진을 보며 마음이 너무아프네요.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하... 이게 참 말도 안나오네요... 힘내셔요
고인의 억울한 죽음에 책임있는 관계자들
사람의 법으로 모자르다면
꼭
천벌받아 처벌받길 바랍니다.
어머님, 아버님 언제든지 보배드림 오셔서 하고싶은 이야기 하셔요
그 누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움을 드릴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필승
군에 자식을 둔 아비에 마음으로 그 큰 아픔을 헤아릴수 없겠지만 작은 위로라도 건네드리고 싶습니다
힘내시고 훌륭한 아드님에 명복을 다시한번 바래 봅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버님,어머님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사고의
수습이 지금이라도 정상으로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심정으로는 욕을 하고 싶지만 아드님의
가는길에 아닌것 같아 차마 못하겠네요.
더위에 건강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나라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댓가가 참 끈질기고 참혹합니다.
식사 잘 챙겨드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모님의 상실감이 글에 묻어 있네요.
너무 가슴 아픕니다.
일급기밀 영화가 생각 나는건 왜일까요
보셨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아드님의 명복을 빕니다.
이태훈소령님 부친, 모친께 진심어린 위로를 드립니다.
무슨 말이 두분께 힘이 되겠습니까만, 모든 의혹이 규명되어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가 지켜지길 바랍니다.
부친, 모친 힘내세요.ㅠㅠ
이 게 인간이 손 쓸 수 없는 대자연의 재앙이라도 됩니까? 아주 정확히 인재입니다.
그런데 이토록 방치를 넘어 마치 유도라도 한 것 처럼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목숨을 한 줌 먼지처럼 만드는 만행을 반복하는 이유가 뭡니까?
방산관련 모든 책임자와 이 사고와 관련된 모든 지휘관과 담당자 한 사람도 빠짐없이 처벌받길 바랍니다.
이 와중에 이런 해괴망측한 일을 지휘한 자들도 반드시 처벌받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군은 바뀐게 하나도 없네요...
사고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꼭 지켜 보십시오
어떻게 유해 수습도 제대로 안해주냐????
미치지 않고서야..... 뭐가 캥기길래. 숭고한 목숨을 국가를 위해 희생하셨는데
이지랄로 처리하냐고.,....
저희는 사고결과가 두렵습니다.
과정이 저희를 더 두렵게 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는 기체 파편을 모두 찾아서 사고원인을 찾는다고 하면서도 그렇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절절한 아버님의 맘이 너무 가슴아파요
태훈아 하늘에서라도
아버지 지켜줘 ㅠ
해군도 마찬가지였군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꼭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부모님 기운내세요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실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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