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형님들....
언제나 내차소에 다신 오지 않겠다며 다짐하지만...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또 온다고..
제가 또 왔습니다ㅎㅎㅎㅎㅎ
다시는 차 또 안산다 다짐했건만..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죠? ㅎㅎ
지루하실 수 있겠지만 이번엔 저한테 좀 특별한 차라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닉네임은 보시다시피 레간자 인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 어릴
적 추억을 함께한 차가 레간자이기 때문이죠.
뭐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레간자 사시기 전까지 아버지가 타시던 르망도 어쩌면 저와 함께한 차라고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르망은 제가 엄마 젖 먹던 시절이라 기억 안나곸ㅋㅋㅋㅋ 사실상 제 기억은 레간자부터
입니다.
이걸 무슨 색이라 해야 되나요.. 연갈색?
썬루프에 씨디도 6장 들어가고, ABS TCS DUAL AIRBAG까지 있다며 자랑스레 써 놓은 잡초색 차.
무려 금장 레터링으로 마무리한 이 레간자가 제 어린시절을 함께 했는데, 이 차 타고 참 많이도
놀러 다녔었습니다.
겨울이면 백운호수에 썰매도 타러가고, 여름이면 계곡이나 바닷가놀러가고, 롯데월드 서울랜드 캐비 이런거는 뭐 질리도록 다녔죠.
춘천에 닭갈비 먹으러갔지 보성 녹차밭에 그 녹차 아이스크림도 먹으러갔지 순대 먹으러 천안 간것도 갔고, 갯벌에 조개캐러도 가고 지리산도 갔고.. 진짜 나열하면 끝도 없을겁니다.
그래서!!
레간자 폐차한 지 10년도 한참 넘었지만!
(초등학교 때 폐차 했으니까.. 어후 언제적이야;;)
그 추억을 조금이나마 회상해 보고자 2021년에 무려 레간자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타시던 차는 폐차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타던 레간자를 타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 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레간자는 사실 기회가 되면 한번쯤 가져보고 싶기는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2021년 현재 도로에서 씨가 말라버린 차 잖아요?
심지어 타이어가게나 공업사
사장님도 이게 아직도 있어요? 하고 신기해 하실 정도니까요 ㅋㅋ
전부터 매물 나오면 꼭 사야지
하고 있었는데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습니다 ㅠㅠㅠ
근데 ㄸ빵, 엔ㅋ에도 없던 레간자가 우연치 않게 중고거래 어플에 있는겁니다. 그래서 바로 가져 온 거죠 ㅋㅋ
가져 오자마자 그동안 안 터진 게 신기한 06년식 타이어도 바꾸고, 2016년 이후 교체한 적 없다는 엔진오일 갈고,
20년 넘게 썩은 브레이크오일 파워오일 미션오일 등등 각종 오일 류도 갈고,
역시나 손 본 적 없다는 타이밍과 워터펌프까지 작업합니다.
근데 조금 만지고 나니 이 차가 정말 20년 넘은 차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저랑 나이차이 거의 안나는 차라서 고쳐도 뭐 별 거 있겠냐 하고 슴식디젤 이상의 소음과 진동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는데
저 정도만 손 봤는데도 차가 회춘해 버렸습니다 ㅋㅋㅋ 역시 소리 없이 강한 레간자인가요 +_+
일단 시동 잘 걸리고 굴러는 가길래 가져왔는데 손 보고 나니 보면 볼수록 물건입니다
진짜 각 잡고 데일리로 쓰자해도 조금만 더 손보면 충분히 매일매일 탈 수 있는 상태라고
자부합니다 정말!
물론 제가 약간 뽕에 취해서 그렇지 당연히 옛날 차라서 불편한 것도 많죠.
키 돌려서 문 여는거나,
CDP 없는 거, 수동식 시트 이런 건
불편한 축에도 못 낍니다… ㅋㅋ
사이드미러는 평면이라 진짜 드릅게 안보이고, 후카는 고사하고 후방삑삑이도 없어서 여자들이 반한다는 후진하는 자세
그거 아시죠?
주차할 때 마다 자연스럽게
그 자세가 나올 수 밖에 없더군요 ㅋㅋㅋ
밤에는 ECM미러 따위 없어서 눈뽕에 눈이 멀 지경이고 가죽핸들도 없는 차인데
열선따위 있을리 만무하고..
무엇보다 옆에 요즘 차가 쌩 하고 지나가면 무서워요 ㅠㅠㅠㅠㅠㅠ
생명의 위협이 느껴진다고
해야되나요? 에어백 터질 지도 의문이고.. 터진다 한들 그
정도면 내가 살아있을까 싶고..
그래도 밤에 옛날 노래 틀어놓고 달릴 때마다 그렇게 행복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가을동화에 나온 노래 그 그 뭐냐 기도! 이런 거 틀면 마치 저 혼자 20년 전 으로 돌아
간 기분도 듭니다.
비록 저와 추억을 쌓은 레간자 울트라는 폐차해서 없지만,
이 레간자로 90년대 노래를 들으며 길을 달리는 것도 새로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최고존엄님, 부모님, 친구들 등등 여기저기서 이제 하다하다 별 짓 거리 다 한다고 한 소리 듣긴 했지만 아무렴 어때요?
제가 좋으면 된 거죠ㅎㅎ 거짓말 아니라 IG 보다 훨씬 더 애정이 가는 차 입니다
ㅋㅋㅋ
요새 날이 많이 쌀쌀해졌는데 모두 건강 조심하시구,
아! 가끔 밤에 자유로 휴게소나 임진각 주차장에 서울넘버 달고있는 레간자 타는 애 보시면 이 차 구나!! 하고 아는 척 한번 해주세요.
그 야밤에 레간자로 거기 갈 사람 99%
확률로 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ㅋㅋㅋㅋ
저랑 나이가 비슷 하실듯 ㅎㅎ
탄다 캅니다 ㄷㄷ
저 역시 후방카메라 이씨엠룸밀러는
사치라 캅니다 ㄷㄷㄷ
다행이 후방 삑삑이는 있지만 도움안됨 ㅠ
검정색 레간자 수동 샀었는데
나름 만족했고
좋은추억 많았는데ㅎㅎ
06년면허따고 부터 14년여름까지
288800찍고
하늘로보냈습니다
같은 색 중고 누비라1이 제 첫 차였습니다
넘기고 나서 한참을 돌아보고, 돌아보고...
정말 힘좋고 눈길에서 날라다녔던 친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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