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태로 자칭 슬로우 오너가 된지 어언 1년...(차가 있어도, 달릴차는 아닌고로...^^;;)
보배 개편이후로 첫글을 찍는 G4CP입니다.
친구중에 한녀석이 R53 미니쿠퍼S를 타고 있습니다.(과거 몇번 언급했던 쿠퍼S... ^^;;)
보통은 '패션카'로서의 미니를 좋아하는 젊은오너는 많아도... 달리기 중심의 젊은 미니오너는 드문것 같습니다.
오히려, 3~40대의 열정을 가진 '형님그룹'들께서 퍼포먼스에서의 미니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만...
제 친구는 와인딩도 꽤나 좋아하고, 차도 와인딩에 맞춰서 살짝씩 만져가는 튠업수준의 미니오너입니다.
이친구가 많이 우울(?)해 하는것 같아서, 지난 금요일에 같이 드라이브를 나섰습니다.
별내IC->송추IC->장흥을 찍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드라이브코스였는데.
간만에 '재미있는차' 한번 타보라며, 선뜻 친구가 미니의 키를 건내줘서 제가 신나게 달렸습니다 ^^;;
저도 요즘엔 일이 바쁘고, 주변의 '매니아'들과 만나봐야... 항상 드레그 주최나 하고, 커피나 돌리면서
수다떠는 생활이 전부인지라... 간만에 '땀'좀 흘리면서 달리고 싶었던것도 있었구요... ^^;
별내IC에서 외곽순환선으로 올리고, 수락산터널에서 그야말로 '꾹' 밟고 달렸습니다만...
역시 미니는 저중속에서 즐거운차... X70부터 가속이 둔해지더니, 그야말로 '탄력빨'로 Y20까지 붙히는게
전부더군요... 다른 주행차를 통해서 슬립스트림이라도 타지않으면 시간은 더 걸릴것 같습니다.
(게다가 수락산터널은 내리막이기도 하죠...)
수락산터널에서의 가속을 죽이지 않은채, 그대로 의정부IC를 통과해서 오르막을 올라가...
사패산터널 초입에서 젠쿱을 만났습니다.
이시간대에 젠쿱으로 여기를 달린다는건...
누군가를 기다리는걸까...ㅋㅋㅋ 싶어서, 1차선에서 항속주행중이던 젠쿱을 지나치면서 속도를 살짝
떨어트렸습니다, 대략 X40에서 X60사이정도... 2.0터보라고해도, 미니보다 최고속자체는 더 나오는지라...
이기고 지는것에 관계없이, 그냥 잠깐이라도 '같이' 달리고 싶은차라면 같이 달리고 싶어서...
젠쿱의 옆에서 비상등을 켰습니다.
기다렸다는듯 같이 비상등을 켜주시는 젠쿱... R56 신형쿠퍼S는 젠쿱2.0오토와 박빙으로는 달릴수 있다는
얘기를 차주를 통해 들었던지라, R53 슈퍼차져는 어떨까...싶어서 패들시프트를 4단까지 내리면서 그대로
'밟았습니다'.
진짜 몇달만에 누군가와 같이 달리니, 그 긴장감은 더할나위가 없더군요 ^^
슈퍼차져의 기계음, 눈앞에서 지나쳐가는 다른차들... 엑셀을 꾹 밟고있을 오른발이 간간히 덜덜 떨리면서
자신이 차를, 달리는것을 아직도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새삼 인식하며... 같이 어울려주신 젠쿱과.
불과 1분남짓한 순간이였습니다만, 너무 즐거웠습니다.
초반엔 먼저 치고나갔지만, 사패산터널의 중간쯤에서 젠쿱에게 잡히고, 그대로 약 3대분의 거리를 두면서
사패산터널을 젠쿱이 먼저 빠져나갔습니다 ^^;;
그리고는 젠쿱의 비상등...
젠쿱과의 짧은 조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몇달만에 경험하니, 머릿속에 환희로 가득차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최고의 순간!
2차선에서 뒤따라 가속하시고는, 젠쿱은 1차선, 저는 3차선으로 빠지면서 가속경쟁에 들어가는 그때의 쾌감!
추월을 당하든, 추월을 하든... 누군가가 나와 같은 기분으로 달리고 있다는, 그 짧은순간...
달리는 내내, 천천히 앞서나가는 젠쿱을 바라보며 신나게 웃을수 있었던 순간.
슬슬 일상에 찌들어서 피곤하고, 우울해하던 미니에 탄 저와 제 친구가 오랫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짜릿한 순간이였습니다 ^^
외관은 순정, 검정색으로 기억나는, 송추IC에서 같이 빠져나가셔서, 다시 송추IC로 올라가신...
금요일밤 12시쯤에 만난 젠쿱차주님.
감사합니다 ^^ 당신덕분에, 잊고있던 즐거움이 다시 기억났습니다~
님은 좋은 매너드라이버을 만났네요...전 개 간강...
추월했다가 다시 옆에 서고 추월했다가 다시 옆에서고.....그 자식 어디 있는줄만 알면
친구 꼬득여서...똑같이 복수 해 줄텐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