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얘깁니다.
계단식 아파트 11층 삽니다.
어느날부턴가 딸아이들이 자꾸 현관쪽에서 담배냄새가 난다고해서 벼르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와 바로아래 10층 사시는분은 2000년도 입주때부터 같이 살아 잘알고 있고 담배를 피우시긴하나 실내에서 피웠다간 아주머니가 죽빵날릴정도로 깔끔하십니다
앞집은 금연집 저희집도 금연집.두어번 참다 어느날 냄새 올라오길래 계단으로 훌터내려가기 시작하니 어느새 사라지고 7층과 8층사이 오도리방(건설속어)에 담배꽁초와 침이 수북히 담겨져 있고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종이컵발견하고는 수십분을 8층에서 잠복합니다.
역시나 약 두어시간 뒤 7층 1호에서 건장한 30대남자가 주둥이에 한대물고 겨나오더니 바로 불댕깁니다.
참고로 저는 170에 73이라 다소 외소?합니다.
아무말 없이 8층에서 내려가면서 종이컵들고 7층1호 현관 문에 냅다 뿌리고 다시 걸어올라가니 이놈이 제뒤통수에 대고 한마디합니다.
"아저씨 이게 뭐하는짓이예욧?"
저도 길게 한마디합니다.
"어이 젊은친구! 계단서 저만큼 담배피면서 위층으로 연기올라오는건 생각 안했지? 너는 피면 끝이지만 여기 라인사는 사람들이 니 드러운 담배냄새 맡으면서 고통스러워하는건 생각안들지?"
그때 다른 남자가 같은집에서 나옵니다.
순간 속으로 '아씨바 좆됐다ㅠ'
근데 그남자가 담배핀놈한테 한마디합니다.
"야이 병신새꺄! 내가 1층 내려가서 피우랬지? 담배안피는사람한텐 담배연기가 그냥 드런 똥냄새여 씨발놈아!"
저는 다시 아무말없이 서있는데 그남자 다시 저를 보고 한마디합니다.
"아이고 아저씨 죄송해요. 같이사는 동생인데 제가 사과드릴께요!"
그리고 자기 동생한데 복도 깨끗이 치우고 7층부터 11층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사과하라네요...
저희 라인은 11층이 꼭대기입니다 옆라인은 13층 그옆라인은 15층 이런식으로 계단식입니다.
암튼, 그이후로는 현관에서 담배연기냄새 안나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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