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사람들이라면,여러분들이라면 크리스마스란 말을 듣자면 기분이좋아질거다.
연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사랑하거나하는 의미있는 날이기때문일까.
?
물론 판사람처럼 솔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사람도 적잖아있겠지만..
분명 언젠가는 짝이 찾아올거다.
아무튼 나는 크리스마스만 되면 그 일을 회상하곤한다.
09년 11월이었나 수능끝나고.. 아무튼 그때쯤 오래된 기억.
그때 난 재수생이었다.
꿈도뭐도모르고 그냥 이름좀 알려진대학에 들어가기만하는것만으로도 만족하던 볼품없는 흔하고흔한 재수생.
솔직히말해서는 재수생이라기보단 백수였다 명문대에 가겠다는 목표는 강했지만 정작 공부는안하고 피시방에 들락달락했던 한심한 놈이었다.
그렇게 수능날이 찾아왔다..
그때수능.. 진짜어려웟던걸로 기억한다.
결과는 4등급.
전날밤 모의고사를풀며 2등급은 껌이니 뭐니 1등급나왔으면 좋겠냐니 그런 온갖방정을 다떨었지만 시궁창이었다.
4등급가지곤 인서울최하위학과는 무슨 하위수도권에 갈정도밖에 되지않았다.
또다시 절망. 재수할까 부모님한테는 어떻게말하지.
그런도중 갑자기 든 생각.
난 뭐하려고 재수를 하는거지.
내 삶에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
또 재수하다가 망하면 어쩌지 자살할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결국 부모님한테 재수를 다시 결심했다고 말씀드렸다.
물론 속이면서 말씀드렸다.. 서강대가고싶었는데 아깝게 못갈거같다 1년만 더 독하게 하고싶다고....
부모님은 그런 쓰레기 아들을 믿어주셨고 삼수를 허락하셨다.
그대신 부모님은 봉사활동을 추천하셨다.
지금생각해보면 부모님은 내 마음을 알고계신거같다.
구체적 목표가없던 내 마음을..
부모님에게 추천받은곳은 병원부속으로 되어있는 한솔고아원이라는 곳이었다.
나이많고 인정많아보이는 남자 원장선생님이 계셨다.
고아원아이들은 총37명.. 아직까지도 똑똑히 기억한다.
부모님은 그 한솔고아원에서 두달간 봉사를하라고하셨고 나는 그대로 묵묵히 실행했다.
나는 어린이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는않았다 귀찮고 무슨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좋아하진않았다.
첫날엔 아이들과 그닥 대화하진않았다.
묵묵히 이불널고 밥챙겨주고 그런 잡일밖에안했고 대부분의 아이들도 나에게 말을걸지않았다.
어서 봉사를 끝내고 제대로 공부하고싶단 생각만들었을뿐이다.
그러다가 4일후였나.. 갑자기 한 아이가 쓰러졌다 그땐 원장선생님도 계시지않았고
주위에 어른은 아무도없었다 .
원장선생님 휴대폰번호도 모르는상태였다.
8살 여자아이가 이상한상태로 꺽꺽거리며 고통받고있는데 그때 나는 혼란이왔다.
어떻게해야하지 난 뭘해야하지.
20년동안살았는데 그런일도 판단하지못한 나였다 그때 순간적으로 내게 혐오감을 느꼈을지도모른다.
안절부절하다가 병원이생각나서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당장 달려갔다.
얼마후 병원에서 아이는 다시 진정을되찾고 원장선생님이 뛰어오셨다.
자세한병명은 듣지못했지만
어렸을때부터 기관지쪽에 심각한 장애가있었던모양이다. 그래서 부모가 버린거고
장애가 쌓이고 쌓여서 지금 확 터진건데
수술은 하지않으면 평생토록 시한부인생을 가지게되고 영원히 숨을쉴때마다 가슴에 심각한 통증을 느끼게된다고한다.
하지만 수술에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고한다.
결국 원장선생님은 수술을 하는쪽을 선택하셨고
결국엔 아쉽게도..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던 모양이다.
살 날은 길게잡아봐야 3달이라했다.
지금은 11월 중반이었으니 내년 2월쯤에 죽는다는 이야기다.
원래 아이들을 싫어했지만 이 아이는 불쌍하게 느껴졌다.
죽을날이 정해져있으니까.
9살이 되고나서 죽게되니까.
아직 경험하지못한 많은것들이 있을텐데 벌써 죽는다함에 왠지모르게 서글퍼졌다.
아이는 퇴원했고 살날이3개월이남았다는 이야기는 하지않았다.
병이 나았으니 퇴원을한다는 식으로 원장선생님이 그 아이에게말했다.
그리고.. 그아이는 나에게 병원에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후로 아이들이 싫다는 생각이 조금씩 줄어든걸지도모른다.
아이들과 이야기를하고 조금씩 친해졌다.
왠지모르게 재밌기도한것같았다 유아교육학과나 가볼까 생각도해봤었다.
그렇게 한달이지나고.. 크리스마스 준비를하기 시작한 12월중반에 그 여자아이는 다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사실을 듣자
병세가 상당히 악화되었다고한다 원초도 모른다고한다 더구나 앞으로 살날이 2달이 아닌 1주일.. 1주일도 안된다고했었다.
그 아이는 다시 병원에 신세지게되었다.
크리스마스날 까지도 모른다 앞으로 몇일이면 죽게된다 그저 병상에 누워 죽기만을 기다려야한다는 이야기다 8살짜린데.
8살짜리가 죽음과 고독과 고통 모두다 느끼기엔 너무 버거웠을거다 그런 아이에게 동정심이갔다.
원장선생님은 고아원에 계시고 나는 병상에있는 그아이에게 책도읽어주고 웃기게도 해주었다.
웃음으로 병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많이 웃기게하면 병이 나으지않을까? 살날이 몇일안남았다는걸 믿을수없었다 이런애가 어느날 덜컥 죽게된다는게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
그리고 .. 몇일후 죽게된다는 증거는 세세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호흡기를 끼고 밤 새벽2시정도만되면 심한 발작을 일으키곤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나고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는 고아원에서 산타복장을 입었겠지만 원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원장님이 대신 고아원의 산타가 되기로했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산타가 되기로했다.
그아이는 살날을 2일이나 넘어섰다 의사는 신기하다가고 말하면서 몇일간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나는 그 아이에게 희망이 되고싶었다.
그 아이가 좀더 살수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끝난25일날
난 그 아이의 산타가되었다 예쁜인형을 선물해줬다 놀아줬다 완벽하게 산타클로스가 되고싶었다.
힘들어하면서도 웃는 그아이는 조그맣게 대답했다.
원하는 선물이 있다고했다.
나는 뭐든지 해주고싶었다 그래서 말해보라고했지만
그대답을 듣고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엄마아빠를 가지고싶어요.
크리스마스날 엄마아빠랑 같이 있고싶어요라고.
나는 그대답을 할수없었다.
이건 내가 줄수없는 선물이었다.
뭐라고할까 어떻게해야하지 체감상30초 .. 아마도 1,2분정도동안 대답하지못한게 아닐까.
그러던도중 나도모르게 입밖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아빠가 되어주겠다고.
무슨이유인지 내가 이걸 왜말한건지는 나조차 지금조차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행히도
그아이는 환하게웃고 그럼 산타클로스할아버지가 우리아빠예요 라며 말했다.
적어도 내눈으론 그 아이가 진심으로 행복한듯 보였다.
.. 그렇게 다음날 그 아이는 죽었다.
..다시 고아원으로돌아왔고.
1월이되고 재수를 시작했다.
이제는 달랐다.
구체적인목표를 가지게되었다.
의사가되고싶었다 .
물론의사가되려면 올1등급은 받아야하는거고.
이를 악물고해야지 겨우될까말까하는 의대를 가고싶었다.
그아이 때문이었을까 그아이의 미소는 내 마음 한자리속에 굳게 남아있었고.
진심으로 공부한결과 가천대 의대에 합격했다.
난 소아과 전문 의사가될거다.
아직 이 세상을 알지도못하고 이 세상의 행복과 감사를 느끼지못하는 병상의 어린아이들이 많다.
나는 진심으로 돈을 바라지않고 이런 아이들을 위해 내한몸 바치는것이 내 목표이다.
내일이면 크리스마스다 .
나는 산타클로스가되어 부모님이 계시지않은 고아원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고 하루나마 아이들의 아빠가 될거다.
부디 내일은 눈이내렸으면.
ps 아무 꿈도없고 방황하던 나에게 꿈을 준 수진아 정말로 고맙다 사랑한다
이런 감동글 조아해서 퍼와봐씀니다..
가슴따뜻한 주말되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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