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자대 대위분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야전지휘소 복사 https://blog.naver.com/ykk1995/221429399429
오늘 낮에 와이프(일본인이다)의 친척동생인 해자대 대위분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본인의 배우자가 일본인이라서 여러분이 글을 읽기도 전에 본인이 혹 일본편을 들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계실지 모른다는 점은 나도 우려된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나도 일본이 오버 액션 하고 있다는데에는 동의한다. 당시 나누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아래에 글을 써 내려가겠다. 본인은 한국의 입장과 일본의 입장 모두를 최대한 이해하려는 자세로 경청하고 토론하였으며 이 부분에 양측에 어떠한 부정적 감정도 개입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또한 본인의 군 경력은 최종 계급이 중사에 불과하며, 해군과는 전혀 연관 없는 육군/특전사에서 근무하였기에 사용 용어가 정확하지 않아 잘못된 이해를 하였을 수 있는 점을 미리 양해 바란다. 대화를 나눠주신 해자대 대위 분 께서도 함상 근무자는 아니기 때문에 알고 계신 내용이 사실과 일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거듭 미리 양해를 구한다. 점선 아래부터가 대화 내용이며 통화를 별도로 녹음하지 않았기에 기억에 의존하여 적었음을 밝힌다.
=
나 : 점심시간인데 귀중한 휴식시간에 이렇게 전화통화로 휴식을 방해하게 되어 죄송스럽다. 지인들이 궁금해해서 견디지 못하고 전화드렸다.
대위 : 전화가 올 것 같았다. (웃음) 내가 생각하는 바와 아는 한도에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으나 나는 해상 레이더 근무가 전부이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은 감안해주길 바란다.
나 : 아시는 대로라도 좋으니 말씀을 들려주시라. 일단, 한국의 입장이 어떻게 보이시는가. 간단히 요약하여 말씀 주실 수 있나.
대위 : 일본이 내놓았다는 증거물도 증거물로서의 구실을 하긴 어렵다. MW08는 켰지만 STIR는 껐다는 한국 해군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 의외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
대위 : 일본의 일부 여론은 한국이 공해상에서 북한과 밀거래를 하려던 것이 아니냐며 (이전에 한국 정부는 북한과 중국의 밀거래를 보고도 못 본척했다는 국제적 의심을 산 바가 있기도 하니) 이 때문에 초계기가 민감하게 반응한 뒷배경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하는데...한국 해군만이 해당 영역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북한 민간선박의 구조를 위해 한국 해경도 같이 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과 공해상에서의 밀거래를 혹 고의적으로 진행하고 싶었다 하더라도 해군 뿐 아니라 해경까지 장악하여 밀거래를 진행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가원수라 하더라도 들키게 되면 전 세계의 지탄을 받을 만한 밀거래 행위의 거대한 리스크를 짊어진 채로 해군과 해경 모두를 장악하여 설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현실성이 없는 추론이라고 본다.
나 : 일본의 영상 제출본은 증거물로서는 부족한 것 같다. MW08레이더가 회전 중인 것만으로 STIR 전파를 발생시켰다고 영상만으론 알 수 없지 않나
대위 : MW08레이더와 STIR가 영상상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어디까지나 '추측'만 가능할 뿐 직접 조작 기판이나 전파 기록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는 이상은 한국 해군이 거짓말을 하였다며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레이더가 회전 중이라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되는 그 전파를 발산하고 있다고 확정할 수는 없으며 전파도 가동 모드와 펄스 분포가 서로 유사한 경우가 있기에 일본 초계기가 혼동했을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일본에 너무 분노하지 말아달라. '아무튼 레이더가 움직이고는 있으니 의심해볼 만한 상황이 아니냐.' 는 생각을 하기엔 충분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도 증거를 보여라' 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이미 쏴서 보낸 전파에 대한 증거를 어디에서 가져온단 말이던가... 서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을 두고 싸우는 것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한다.
나 : 교신 중 스스로를 초계기가 '해군' 이라 칭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거 문제 발언이지 않나.
대위 : 주변국과의 교신 중 영어로 '해상 자위대'라고 표현하여 교신하면 주변국에서 도무지 알아먹지 못한다고 한다. 주변국에서도 너무 길고 알아듣기 어려운 해자대보다 해군이라고 해야 교신이 원활한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암묵적으로 양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사의 피해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자칭 '해군' 표현에 대해서 분노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일본 나름의 사정이 있었으니 분노는 거둔 채 서로 숨을 고르고 이성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에 더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 : 군 끼리야 편의성 때문에 그렇다 치지만 증거물인 영상과 음성 내용을 그대로 민간인에게 공개되게 될 텐데 그렇다면 한국 국민들이 해군 표현에 불편해하지 않겠나
대위 : 다른 방법이 있나? 음성을 가리면 완벽하지 않은 증거물이라고 또 욕먹을 것 아닌가. 이래서야 끝이 없다. (웃음)
나 : (웃음) 한국 속담 중에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대위 : 대략 알 것 같다.
나 : 그런데 일본이 국내에서는 한국이 싫어할 만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자극적인 발언이나 행동은 삼가는 편인데 이번 일은 어찌 된 것인가. 조금 일본 답지 않은 행동 양식이라 놀랍다. 한국 해군이 놀라워하는 모습도 처음 본다. 너무나도 생소한 광경이다.
대위 : 어쩐지 알면서 묻는 것 같다 (웃음) 한국은 일본에 비해 확실한 약소국이었다. 5살짜리 아이가 때린다고 해서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대외적 마찰이 있어도 일본이 넘어가는 게 가장 좋은 솔루션이었다. 지금까지는.
나 : 지금은 한국의 체급이 상당히 커지지 않았나. 어제도 톡방에서 본인이 같은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했었다.
대위 : 톡방이 뭔가, 라인 같은 건가? 아무튼...그렇다. 이젠 한국의 마찰을 약소국과의 마찰로 일본은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비할 바 없이 강해졌다.
나 : 일본의 해자대에서 보는 한국 해군은 어떠한가
대위 : 전엔 육군만 강하지 해군은 10분이면 전멸시킨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자위관들은 이제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해군을 전멸시키고 지상 병력을 한반도에 상륙 시킨다는 것은 이제 아이들 이야기책에나 나올법한 상상의 이야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해군과 해자대가 싸울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국 해군이 해자대를 이길순 없더라도 최소한 상륙을 허락하지는 않는 수준으로 선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략 이러한 분위기일 것이다.
나 : 그런 정황들이 최근의 마찰과 역시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건가
대위 : 그렇다. 물론 일본 스스로도 마찰을 최대한 피하고 한국과 잘 지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지만 이젠 일본이 한국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대등한 상대로 인식했다는 것을 한국 분들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에는 외교적 싸움을 우회적으로 해왔지만 이제는 정면 충돌이 자주 일어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좋을 것이 없으니 한국도 일본도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나 : 이야기 고맙다. 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지만 벌써 20분이나 지났다. 시간을 너무 빼앗아 죄송하다. 이번 신년 연휴에 휴가 얼마나 받으셨나
대위 : 이번엔 휴가를 4일 밖에 못 간다. 나눠서 가야 한다.
나 : 나는 10일 치를 받았다. 부러운가
대위 : 부럽지 않다. 나는 아이가 없으니까. 육아 때문에 쉬어도 쉬는 게 아닐 텐데 위로를 보낸다.
나 : 젠장
|
누구의 잘못을 떠나, 가장 가까이 위치한 이웃이고 친미진영에 속한 두 국가인 만큼 함께 나아간다면 시너지효과가 매우 좋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일단 일본 우익놈부터 빨리 조지길....
누구의 잘못을 떠나, 가장 가까이 위치한 이웃이고 친미진영에 속한 두 국가인 만큼 함께 나아간다면 시너지효과가 매우 좋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일단 일본 우익놈부터 빨리 조지길....
일본의 일방적인 잘못이죠. 국내와일본 우익의 주장을 그대로 하시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