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마티즈’가 자동차 경주에서 세계적인 스포츠카 ‘포르쉐’를 이기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마티즈의 최고 시속이 180km/h에 불과하고, 포르쉐의 경우 최고 시속 300km/h를 넘는 모델도 있기 때문에 레이서의 실력은 비슷하다고 보면 정상적인 경기에서 ‘마티즈’가 포르쉐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 블로그와 보배드림 등 각종 게시판에는 “마티즈가 포르쉐를 이겼다”는 게시물이 사진과 함께 널리 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이 글의 요지는 "목포에서 열린 한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마티즈가 포르쉐를 이겼다. 2번을 경주해서 2번 모두 마티즈가 이겼는데, 관중들이 엄청나게 환호했다. 이 마티즈는 보통의 마티즈가 아닌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을 본 네티즌들은 "신기하다", "믿을 수 없다", "튜닝하면 이길 수 있다" 등 다양한 댓글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사기치지 마세요! 아무려면 포르쉐가 지겠어요?
▼창피해서 어쩌냐? 얖으로 포르쉐, 마티즈 보면 숨어야 할 듯.
▼마티즈에 투스카니 2.0 엔진 들어갔다고 함. 이길 수 있음.
▼정말 멋진 경기였어요! 어쨌든 마티즈에 저렇게 튜닝한 것도 대단.
보배드림에 글을 올린 wowowo님의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산업단지 특설트랙에서 열린 마티즈 VS 포르쉐의 드래그 경기에서 사진에 나온 마티즈가 포르쉐를 이겼다고 합니다"는 글을 바탕으로 검색을 해 보니, 7월 16일과 17일에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산업단지 특설트랙에서 '2005 코리아 드래그 챔피언십'이 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주최측인 '한국자동차경주협회'는 "드래그(DRAG) 경주란 정지선에서 400m거리를 얼마나 빠른 시간에 주파하는가를 다투는 자동차 경주"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마티즈가 포르쉐를 이겼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오버부스터(over Booster)란 팀의 박윤희 선수가 마티즈를 타고 출전해 포르쉐를 2번 이겼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선수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그와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박윤희 선수는 조금 어리둥절해 하며, 마티즈로 포르쉐를 이긴 사람이 본인이 맞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포르쉐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튜닝의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의 어느 부분을 개조했냐"는 질문에는 "엔진과 타이어, 변속기 등을 모두 바꿨다"며 "현대 투스카니 2.0 모델의 엔진으로 바꾸었고, 거기에 터보과급기(turbocharger)를 장착해 출력을 높혔다. 타이어는 접지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미키 톰슨'사의 타이어를 사용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개조된 그의 마티즈는 최고 시속이 375km/h, 350마력에 이르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데, 아직 개조가 30%만 진행된 상태라고 합니다. 또한 이는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그는 대회 당시를 회상하며 "내 마티즈는 당시 400미터를 12.2초에 주파했고, 개조하지 않은 포르쉐 911 카레라는 14초대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관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라고 전했습니다.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기 위해 이 길에 들어섰다는 박윤희 선수는 "올해 안에 'OPEN B' 등급에서 10위 내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내년에는 1위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