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명을 태운 러시아의 Kogalymavia 항공사소속 모스크바행 국내선 TU-154기가 Sugut 공항이륙직후 엔진이상으로 긴급착륙하던중 연료통에 불이 붙어 폭발하여 3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당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오늘 새벽 이란의 이란항공의 국내선 B727기가 착륙직전 추락하여 탑승객 72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Kogalymavia항공의 TU-154B(등록번호 RA-85588)는 28년, 이란항공 사고기 B727-286(등록번호 EP-IRP)는 36년이 넘은 노후기체다.
< 시베리아항공 TU-154M, RA-85652, 1988년 제작, 2004년4월 인천공항에서 촬영 >
< 시리아항공 TU-134B-RB-YK-YAF-DAM, 1984년 제작된 기체다. >
< 캄보디아 PMT항공 AN-24, 오른쪽 XU-U4A, 1969년 제작. 2007년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기체이다. >
- 왼쪽기체는 오른쪽 기체의 부품공급원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번 러시아 TU-154B 사고를 전하면서 언론들은 빠짐없이 이 기종이 러시아제 사고다발기종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실 이 기종은 작년에도 4건의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그중에는 폴란드대통령이 사망한 사고가 포함되어 전세계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었다.
난 억울해 ! ... TU-154 내가 사고다발기종이라고 ?
항공기사고전문사이트인 AVIATION-SAFETY.NET의 자료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사고를 낸 기종은 AN-12, B707, F-27, AN-24, B737 Original (B737-200), DC-9, AN-26, B727 등으로 이어진다. 한편 사망자수를 기준으로는 B727이 가장 많은 사망자수를 발생하였고 B707, B747, TU-154, B737 Original, DC-9, AN-24 등으로 이어진다. 최근 2005년 이후의 항공기사고만 보면 B737이 31건에 1356명사망, DC-9이 13건에 573명, 그리고 TU-154기는 이번 사고를 포함하여 11건에 467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얼핏 이 내용만 들여다 보면 사고를 많이 낸 기종은 그동안 명기로 알려졌던 B707, B747, B737등 보잉의 대표기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니 TU-154로서는 서방언론의 편견에 의해 사고다발기종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항공기 사고율과 안전성은 일치하지 않을 수도 ...
Planecrashinfo.coom의 조사에 의하면 항공기사고의 원인은 조종사의 과실이 50%로 가장 높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기체결함이라고 볼 수 있는 Mechanical Failure로 22% 정도다. 이쯤되면 항공기의 사고율과 안전도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B747의 경우 1977년 스페인령 카나리아군도의 한 공항에서 발생된 미국의 팬암항공사와 네덜란드의 KLM항공사의 B747충돌사고로 563명이 사망하였는데 사고원인은 기체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ADC 사고율통계에서 B747은 사고율 1.62로 B767 사고율 0.46의 3배가 넘지만 B747의 안전도에 문제가 있다는 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단 한건의 사고로 무사고의 명예를 잃고 사고율최고의 불명예를 안은 콩코드기
또 하나 가장 극단적인 예는 콩코드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세계최초의 상용서비스에 성공한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25년에 걸쳐 무사고기록을 자랑하였지만 2000년 단 한체례의 사고로 사고율 최고기종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콩코드기의 운항누적회수가 같은 노선에 취항했던 B767이나 B747에 비해 1/80 - 1/180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한 건이란 수치의 비율이 엄청높았기 때문이다.
< 초음속여객기 콩코드, 파리드골공항 >
항공기사고 ... 기종이나 기체의 나이 보다 영양실조(부품공급)가 더 무서워 !
이렇게 항공사고라는 것이 발생빈도도 낮아 숫자놀음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종별로 사고원인을 따지면서 기체의 안전성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기종별 사고율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관리가 부실한 노후기종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나이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30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신뢰할 수 있는 정비능력과 원활한 부품공급이 전제조건이 된다. 러시아 사고다발기종이 우려되는 것도 모두 제작연도가 상당히 되었고 상대적으로 보잉이나 에어버스에 비해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기 떄문이다.
경로기종 B737과 TU-154의 앞날은 ......
TU-154의 비교대상으로 삼은 B737 Classic 기종은 최고령이 26년 정도 되며 그중에서도 신형에 속하는 B737-400과 B737-500은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등을 비롯해서 타이항공, 말레이지아항공 등 많은 항공사들이 취항시키고 있으며 아직은 노후시비가 일지는 않고 있다. 다만 초기모델(Original)인 B737-200은 생산이 시작된지 44년이 되었으며 가장 나중에 생산된 기체도 33년이 넘어서 남은 기체들은 모두 노후기종에 속하는데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군소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어 신뢰성을 주기 어려운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한때 캄보디아의 로얄크메르라는 항공사가 인천공항에 취항하였을 때도 B737-200이 들어왔었다.
TU-154기의 경우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00년 모든 항공사에서 TU-154기를 퇴출시켰으며, 유럽도 소음규제로 TU-154의 유럽내취항을 금지시키고 있다. 심지어는 러시아의 국영항공사인 에어로플로트도 2010년 초에 TU-154 보유기를 모두 처분한 상태인데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들인 시베리아항공도 점차 TU-154기를 퇴역시키고 에어버스나 보잉기종으로 대체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TU-154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들은 군소항공사들만 남게 되었으며 러시아 외에는 이란의 카스피안항공 등의 군소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 TU-154M **ian Airlines, Iran. 1993년 제작, 2010년8월 시리아 다마스커스공항에서 촬영 >
- 이 기체는 제적일련번호가 957번으로 이 기종에서는 기장 마지막에 제작된 그룹에 속한다.
이란항공 B727-200 추락사고
오늘 아침 이란에서 추락한 B727-200기의 사고도 TU-154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문제다. 이 기종은 이미 유럽이나 미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국제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항공사들은 이미 모두 퇴출된지 오래되는데 내가 1983년 신혼여행때 탑승한 기억이 있는 기종으로 사고기는 1974년 제작된 기체다.
< 시리아항공 B727-269, YK-AGB, 1976년 제작, 2010년8월 시리아 다마스커스공항에서 촬영 >
이란항공은 이란 최대의 항공사로 보잉 B727, B737, B747 등과 A300, A310, Fokker F-100 등 50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균기령이 무려 25년이 넘는다. 그것도 1990년대 전후에 제작된 에어버스기종 덕분인데 보잉기종만 따지면 대부분 1970년대에 생산된 것으로 1971년 제작된 B737 Original (B737-200) 기종이 아직 남아 있다. 이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잉기종은 중고기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모두 보잉사에서 신제품을 도입한 것으로 1970년대 미국과 외교관계가 좋았던 팔레비왕이 집권할 때였다. 그러나 현재 이란은 미국과 외교적으로 적대관계에 있어서 보잉기종의 부품조달이 쉽지 않다고 한다.
< 이란항공 B747기, 2006년10월 인천공항에서 촬영 >
- 이란항공은 1979년 호메이니 혁명전 1970년대 팔레비왕정시절 도입한 보잉기를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
이란에서 비행기여행이 불안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란이 러시아 밖에서는 가장 많은 TU-154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의 통계만 봐도 이란에서 TU-154기가 모두 여섯 차례 사고를 내었으니 아마 러시아 밖에서는 가장 많은 TU-154기 사고국가가 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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