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콴타스항공의 A380기가 싱가폴공항을 이륙후 엔진에 화재가 발생하여 긴급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비록 사고기는 무사히 착륙하여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비중있게 보도된 것은 A380이 가장 최근에 개발된 최첨단기종으로 점보기를 능가하는 초대형여객기라서 잘못하면 초대형참사로 이어질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국내언론에서는 이 뉴스를 전하면서 사고기종 A380을 대한항공도 내년에 도입하는 기종이라는 것을 부각시켜서 많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는데 사실 내막을 알고 보면 대한항공으로서는 무척 억울할 수도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 콴타스항공 B747-438. 콴타스항공 B747에는 Rolls Royce 엔진이 장착되었다.
여객기는 맞춤형 주문생산 ...
항공기의 생산은 자동차와 달리 대량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맞춤형 주문생산이라고 한다. 항공기제작사는 항공기의 고유기능을 제외한 객실배치, 주방 및 기내화장실 수와 위치, 좌석 수 등을 항공사의 취향에 맞추어 제작하게 되는데 우리가 여러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똑같은 기종이라도 내부구조가 다른 것을 보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항공사에 따라서 기내구조가 다른 대표적인 예를 들면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의 A340-600기에는 객실중앙의 화장실은 아래층에 자리잡고 있는 것과 타이항공이나 KLM항공의 점보기 B747기에는 객실일부가 가운데가 벽으로 분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들 수 있으며 요즘 저비용항공사 전용으로 제작된 기종들도 일반 항공사가 주문한 기종에 비해 주방과 화장실의 수가 적거나 위치가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대한항공 B747-4B5 말레이지아항공 B747-4H6 타이항공 B747-4D7
* 같은 B747-400 기종이라도 주문항공사에 따라 주방과 화장실의 위치,좌석ㅂ배치 등 객실구조가 다르다.
< 도표출처 : www.seatguru.com 화면캡쳐 >
항공기엔진은 동체제작과 별개회사에서
항공기의 생산이 자동차생산과 근본적을 다른 것은 엔진이다. 자동차회사는 엔진을 직접생산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엔진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항공기제작사가 마련한 스펙에 맞추어 엔진제작사들이 만들고 소비자인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주문할 때 엔진을 지정하게 된다. 우리한테 잘 알려진 엔진제작사로는 영국의 Rolls Royce와 미국의 GE General Electric 등이 있다. 롤스로이스는 명품자동차로 유명한 회사이고 GE도 1980년대 까지만해도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던 브랜드인데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규모가 큰 다국적복합기업으로 항공기엔진제작도 포함되어 있다. 그외 미국계의 Pratt & Whitney (PW) 사가 있고 미국의 GE와 프랑스의 Safron 합작의 CFM, RR과 PW 그리고 일본이 합작한 IAE International Aero Engine, 미국계 GE와 PW가 합작한 Engine Alliance 등이 있다.
* 타이항공 B777-2D7. 엔진에 RR 롤스로이스엔진 마크가 보인다.
에어버스사 고유기종번호의 의미는 ? ....... 엔진을 구분할 수 있다.
항공기제작의 양대산맥중의 하나인 유럽의 에어버스 고유기종번호에는 엔진에 따라 분류되고 있기도 하다. 보통 항공기의 기종은 A320, A330, A380등 세자리 숫자로 표시되고 있지만 정확한 고유번호는 A330-321 처럼 세자리가 추가된 여섯자리로 표시된다. 여기 추가되는 세자리 숫자의 첫번째 숫자는 항공기의 항속거리, 동체길이 등의 변형에 따른 세부번호를 나타낸다. 그리고 마지막 두자리 숫자는 엔진의 고유번호를 의미하는데 그중 십자리 수는 엔진제작사의 고유번호 이다. 엔진제작사별 고유번호는 0은 GE General Electric, 1은 CFM, 2는 PW Pratt & Whitney, 3은 IAE International Aero Engine, 4는 RR Rolls Royce 이며 마지막 자리수는 엔진의 고유번호가 된다.
코드 엔진제작사 합작회사 0 GE General Electric 1 CFM International GE + Safran 2 PW Pratt & Whitney 3 IAE International Aero Engine RR + PW + others 4 Rolls Royce 6 Engine Alliance GE + PW
예를 들면 최근에 인천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에어아시아X의 기종은 A330-343으로 A330-300기가 Rolls Royce 사의 Trent 772-B 엔진을 장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대한항공의 보유기종인 A330-223은 A330-200 기종에 PW 사의 PW4168A 엔진을 장착한 것이라는 뜻이다.
* 싱가폴항공 A380-841. 콴타스항공 A380 엔진과 같은 회사제품인 Rolls Royce Trent 970 엔진
지난 11월4일 엔진결함으로 긴급회항한 콴타스항공의 A380 사고기(등록번호 VH-OQA)의 정확한 고유번호는 A380-842로 Rolls Royce사의 RR Trent 972엔진을 장착한 기종이다. 이 사고소식이 전해지자 싱가폴항공도 모든 A380기의 운항을 중단시키고 긴급점검에 들어갔는데 싱가폴항공이 보유한 A380은 A380-841로 콴타스 사고기의 엔진과 형식은 다르지만 같은 Rolls Royce사의 엔진 RR Trent 970여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Emirates 항공 A380-861. 미국계의 Engine Alliance사의 GP7270 엔진을 채택한 기종이다.
반면에 현재 가장 많은 A380기를 취항시키고 있는 에미레이트항공은 콴타스 A380 사고와 상관없이 모든 보유기종을 정상운항시켰는데 이런 뒷배경에는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기는 A380-861 으로 미국계의 엔진인 GP7270을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내년에 대한항공이 도입하는 A380도 에미레이츠항공이 보유한 것과 같은 A380-861 기종이다.
보잉사의 기종고유번호의 의미는 ...... 출생지 증명
미국의 보잉사의 항공기도 고유기종번호는 똑같이 여섯자리이지만 에어버스기종들은 세부항목 마지막 두자리에서 엔진을 구분하고 있지만 보잉사는 숫자와 알파베트를 조합한 두자리 부호로 최초로 주문한 항공사를 구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보잉사 코드는 B5, 아시아나항공은 8E,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22, 타이항공은 D7, 에어프랑스는 28 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들면 대한항공의 B747-4B5는 대한항공이 주문한 B747-400기를 의미하며, B777-28E 는 아시아나항공이 주문한 B777-200 이라는 뜻이다. 요즘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모두 대부분 새기종을 도입하고 있어서 보유하고 있는 보잉기종은 모두 B5, 8E의 보잉코드가 포함되고 있지만 보잉사의 고유기종번호는 기체가 다른 항공사로 팔려가도 그대로 남기 때문에 그 기체의 태생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 인천공항에서 착륙한 오리엔트타이 B747-3B5.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던 B747-300 이다.
한때 인천공항에 취항했던 오리엔트타이항공의 B747-3B5 기종은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다 중고로 넘긴 B747-300 구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지금 인천공항의 활주로 한 구석에 먼지를 쓰고 방치해두고 있는 태국의 영세항공사 SkyStar 항공의 B777기의 고유번호는 B777-222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에서 보잉사에 주문했던 기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 인천공항에 방치되고 있는 태국 스카이스타소속 B767-222, 유나이티드항공사에서 사용하던 중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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