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명1)을 태운 보잉 747-300 점보제트기인 대한항공 801편2)이 김포국제공항(RKSS)을 이륙했다. 이륙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늦은 오후 8시 22분이었다. 활주로 사정때문이었다. 원래의 목적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었는데 괌으로 변경되었다. 대한항공은 괌 노선에 주로 에어버스 A300기를 투입했다. 그러나, 당시 사정으로 보잉747 점보기를 투입했다. 801편은 같은 해 7월 7일 감항검사(기체의 이상 검사)를 통과했으므로 기체에는 이상이 없었다.
747-300은 조종실에 기장, 부기장뿐만 아니라 항공기관사가 탑승하는 마지막 747기다. 이후 모델인 747-400부터는 항공기관사가 탑승하지 않는다.
기장은 42세의 박용철씨(총 비행시간 8932시간), 부조종사는 40세의 송경호씨(총 비행시간 4066시간)였다. 항공 기관사는 57세의 남석훈씨(총 비행시간 13065시간)였다. 박용철 기장은 불과 3개월전인 5월에 낮은 고도에서의 747기 엔진 결함에 훌륭히 대처한 비행으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적이 있었다.
이륙 후 2시간 30분 동안 순항 고도인 41000피트(약 12KM)를 유지하던 801편은 비행 도중 난기류를 만나서 도중에 식사가 중단되기도 했으나 평상시의 비행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1시 13분에 조종사들은 관제사에게 2600피트로 강하한다고 알리고 강하를 시작하였다.
계기착륙방식을 위해서는 두 가지 장치가 필요하다. 공항측에서 설치하는 로컬라이저와 글라이드 슬롭(Gilde Slope, GS)이 그것이다. 글라이드 슬롭은 비행기가 착륙할 때 적절한 활공각을 유도하여 안전한 착륙을 도와준다.
착륙 브리핑은 착륙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기장이 부조종사와 항공 기관사에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801편은 사고 30분 전 착륙 브리핑을 했는데 착륙 브리핑 당시 기장은 VOR이 활주로에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의 공항과 달리 아가나 공항은 VOR이 활주로에서 3.3NM(약 6.1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아가나 공항의 글라이드 슬롭이 고장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착륙 단계에 들어가니 글라이드 슬롭이 작동했다. 이 신호를 무시해야 했지만 조종사들은 이 글라이드 슬롭이 유도하는대로 하강했다. 고장 났던 괌 공항의 글라이드 슬롭의 수리가 완료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무전기등에서 발생한 전파가 우연히 글라이드 슬롭의 전파로 오인된 것이다.
사고 당시 괌은 태풍 티나의 영향권에 있었다. 조종사들은 기상 레이더를 통해 비구름이 괌에 많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규정 항로에서 10마일쯤 우회했고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니미츠힐에 가까워지자 소나기가 내리면서 또 다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다. 만약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6.8NM, 니미츠 VOR에서 3.5NM 떨어진 상공에서 조종사들은 고도를 1440피트로 강하를 시작했다. 원래 규정대로라면 비행기는 VOR에서 1.6NM 접근한 후에 2000피트 밑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또 활주로에서 4.9NM, 니미츠 VOR에서 1.6NM 떨어진 곳에 설치되어 있던 아웃 마커 상공을 아무런 확인절차 없이 그냥 통과 했다. 원래 조종사들은 마커 상공에서 마커 신호를 수신하고 고도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조종사들이 마커 상공에서 고도를 확인 했다면 기체가 규정 고도보다 450피트 낮은 고도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조종사들은 착륙 준비를 계속했다. 1시 40분에 랜딩 기어(Landing Gear)를 내렸다.
42분에는 560피트에 도달했다. 560피트는 801편의 결심고도였고 결심 고도임을 알리는 경보가 조종실에 울려퍼졌다. 결심 고도는 조종사들이 착륙을 할 것인가 착륙을 포기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고도다. 결심 고도에서 결정을 하지 못하면 무조건 착륙을 포기해야 한다.
42분 19초 47에 부조종사는 기장에게 최초로 착륙 포기를 제안했다. 22초에 다시 한번 착륙을 포기하자고 말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부조종사는 기장 대신 조종간을 잡아 기체를 상승시켜야 했다.
하지만 부기장은 그러지 않았다. 단 3M의 여유만 있었더라면 추락을 면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있음을 생각하면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801편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
이에 대해 상명하복으로 대표되는 한국 특유의 권위적 유교문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바 있으며 실제로 잘못된 권위의 예로 801편 사고는 종종 인용되고는 한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대한항공은 조종실에서의 권위문화를 없애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였다.
23초에 기장은 마침내 착륙을 포기하며 기체를 상승시키려 시도한다. 조종간을 잡아당기며(기체가 상승), 엔진 추력을 높인 것이다. 또 30도로 전개했던 플랩3)을 다시 집어 넣는다.
그러나 거대한 점보기의 떨어지던 관성을 멈추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었다. 기체는 결국 니미츠 힐에 충돌했다. 이후 기체는 언덕을 올라가면서 기수 부분부터 파괴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괌(아가나) 공항 교육 테잎을 보면, 괌 공항에 육안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강조되어 있었으나 괌 공항의 주변 지형물과 DME(거리 측정 전파장치) 수정 요소등에 대한 교육은 강조 되어 있지 않았다.
원래 기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비행할 예정이었지만 괌으로 비행을 하게 되었다. 당시 대한항공은 9시간 이상을 비행한 경우에만 추가 수당을 지급했는데, UAE 비행은 (왕복) 9시간으로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괌은 8시간 비행으로 추가수당을 받을 수 없었다. 실제로 블랙박스를 보면 기장은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새벽이라는 시간대가 작용하여 기장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었다.
조종사들은 착륙시 착륙차트를 사용한다.
하지만 당시 조종사들이 사용하던 차트는 이미 기한이 지나버린 것이었고, 수정된 차트와는 10가지 이상의 차이점이 발견되었다.
MSAW(최저안전고도 경보장치)는 공항에 접근하는 비행기의 고도가 비 정상적으로 낮은 경우 관제사에게시청각적으로 경보를 전달하고, 관제사는 이 경고를 다시 조종사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괌에서는 잘못된 경고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미 연방 항공청(FAA)는 괌에서는 공항에서 82KM 이내의 항공기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재 설계했다.
만일 MSAW가 정상적으로 작동 했더라면 사고 64초전에 관제사에게 경고가 주어졌을 것이다.
비가 내리고 있었음에도 기체에 발생한 화재는 오랜 시간 동안 그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이 사고로 228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조사는 미국령인 괌에서 발생했기 떄문에 미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건설교통부가 함께 진행했는데 국내 언론들의 관제 실수가 큰 원인이라는 보도와 달리 조종사들의 실수가 큰 원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음은 요약된 사고의 원인이다.
1. 당시 괌은 태풍 티나의 영향권에 있었다. 조종사들은 괌에 진입한 후 소나기에서 벗어났지만
니미츠힐 부근에서 다시 소나기를 만나서 육안으로 공항을 확인할 수 없었다.
2. 대한항공의 부적절한 조종사 교육 방식으로 조종사들은 괌 공항에 착륙할 때의 VOR 수정 요소등에 대해서 교육받지 못했다.
3. 사고 당시 기장은 피곤한 상태였으며, 이것은 기장의 집중력을 분산시켜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
4. FAA(연방항공청)가 괌 공항에 대해서는 MSAW(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가 82KM 이내에서는 작동하지 않도록 수정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만일 MSAW가 정상 작동했으면 충돌 64초전에 관제사에게 경보가 주어졌을 것이다.
5. 조종사들은 고도를 반드시 확인하고 지나가야 하는 마커(Marker) 상공을 아무런 절차 없이 그대로 지나버렸다.
6. 당시 근무하고 있던 공항의 접근 관제사는 적절하지 않은 관제를 제공했다.
본문 미주
1) 승객 232명 승무원 23명이었다.
2) 등록부호 HL7468, KE801,KAL801
3) 플랩은 이륙시에는 고양력장치로, 착륙시에는 고항력장치로 사용되는 장치다.
자료출처 : kyoikh 님 블로그
기억이 새록새록,,,,희생자여러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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