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금융 위기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의 약세로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수출주도국의 경제와 수출위주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유럽과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로존내 수출 대국의 경제가 호전되고 BMW, 바이엘, EADS 등 수출기업들의 매출과 순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독일의 고급차 메이커인 BMW는 1일 발표한 실적 보고에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44억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로화 약세로 인한 환차익으로 당초 예상보다 순익이 수억 유로 늘어난 것이다. BMW는 전체 생산량의 68%를 유로존 이외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BMW의 프리드리히 아이히너 재무 책임자는 유럽경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못지 않은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아직 제일 큰 시장이지만 성장은 주로 단일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2월 유로당 올해 들어 최고치인 1.35달러를 기록한 이래 현재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런 유로화의 약세는 유로존 내 양극화를 심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출주도형 경제인 독일과 네덜란드는 유로화 약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유럽 경제 위기로 이미 고통을 겪고 있는 내수형 국가들은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받아 고통이 더하고 있다.
유로화 하락에 따라 유럽 기업들은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런던 사무소의 로만 카는 특히 사치품, 고급차, 식음료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수출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해외에 영업기반을 두고 생산기반은 국내에 있는 기업들이 더 큰 혜택을 보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중국과 이머징마켓에서 매출 신장이 두드러져 상반기 순익이 40% 증가한 87억7천만유로를 기록했다. 또한 환차익으로 인한 수익 증가분이 5억유로에 달했다.
유럽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독일은 유로화 약세로 그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는 2일 독일의 국가신용등급을 트리플에이(AAA)로 유지했다. S&P는 독일이 앞으로 닥칠 수 있는 경제·금융 충격을 견딜 능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이 평가했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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