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의 절반이 탄다는 BMW 미니(MINI). 미니는 귀여운 디자인 때문에 많은 여성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이다. 최근 들어 도로에서 미니쿠퍼를 볼 일이 잦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미니와 맞서 '여심 쟁탈전'을 벌일 수 있는 차량은 없을까. 이때 폭스바겐 '시로코 R-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차량 색깔은 발랄한 느낌을 주는 '옐로우 그린'. 연두색에 가깝다. 지나가던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선을 한 눈에 받을 법하다. 차량의 뒤태 역시 자신감이 넘친다. 동그란 뒷모습은 미니와는 또다른 귀여움이 느껴진다.
최근 시로코 R-라인 시승에 나섰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를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했다.
♦외관 디자인은 10점 만점에 10점, 내부는?
시로코 R-라인은 문짝이 두 개 달린 4인승 스포츠 쿠페다. 쿠페는 천장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고 높이가 낮아 바닥에 납작 엎드린 모양새다. 양옆으로 두짝 달린 문의 가로 너비는 일반 차량보다 길다. 운전석도 상대적으로 넓다. 차체 높이는 1395mm, 폭은 1820mm다.
그런데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발견됐다. 중간 길이의 치마를 입고 시승에 나선 기자는 운전석에 앉을 때 애를 먹어야 했다.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있는 좌석에 앉기란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커피숍에서 움푹 파인 쇼파보다 딱딱하지만 높은 나무 의자를 선택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스포츠 쿠페에 멋있게 올라타겠다는 상상은 무너졌다. 바닥 깊숙히 내려앉은 운전석에는 남성이 앉아야 더 '폼'나는 자세가 나올 법했다. 스포츠 쿠페의 특성상 모든 것은 수동 조작이었다. 치마를 입고 좌석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이동하기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내부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다.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복잡한 조작에 서툰 여성들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할 법했다. 외부 온도와 주행 합산거리 등 주요 정보가 계기반 가운데 표시된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통합 내비게이션이 있다.
♦ 납작 엎드리니 믿을 만 하네!
낮은 차체의 강점은 역시 안정감이다.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도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여성 운전자에게 '부담' 보다는 '안정감'으로 더 다가온다. 지면에 붙어 도로를 달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안정감은 코너링에서 빛을 발한다. 내리막길에서 코너링을 할 때면 늘 불안한 마음이 들어 브레이크 페달 위에 발을 올려놓았지만 시로코 R-라인에서는 달랐다. 달리던 속도를 타고 그대로 코너링을 하자 운전의 묘미가 느껴졌다.
시로코는 코너를 돌 때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여주는 안전장치가 있다. 전자식 디퍼렌셜 록(XDS)으로 마찰력이 낮은 경우 휠이 미끄러지지 않고 접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코너링 방향 안쪽 휠에 추가로 제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주행 중 앞차량과 충돌했을 때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해 화재 발생을 막는 안전 시스템도 있다.
힘도 좋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초. 최고 속도는 시속 220km다. 연비는 새로 도입된 기준으로 복합 15.4㎞/ℓ(고속 18.3㎞/ℓ, 도심 13.6㎞/ℓ)로 쿠페형 차량 치고는 나쁘진 않다. 국내 판매 가격은 4220만 원.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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