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돈무앙공항은 2006년 수완나붐신공항이 개항하기 이전까지 태국의 관문으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공항이다. 신공항이전과 함께 상용공항의 역할을 마감하기로 하였으나 수완나붐공항의 부실공사로 방콕의 보조공항역할이 필요하여 지금은 국내선일부가 사용하고 있다.
* 화려했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지고 보딩브릿지 마저 철거된 모습의 돈무앙국제공항 Concourse
돈무앙공항은 내가 1988년12월 처음 찾은 이후 무려 100번을 지나쳤던 공항으로 나한테는 외국공항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근감마저 드는 공항이다. 예전에 인파와 세계각지에서 온 여객기로 가득찼던 국제선터미날의 Concourse는 탑승교 Boarding Bridge 마저 고철로 폐기되었는지 흉물스런 모습이 안스럽다. 예전과 같이 활기를 띅고 있는 것은 활주로 사이에 있는 골프장 뿐인것 같다.
* 마치 장의사 전용비행기처럼 보이는 벌거벗은 흰색기체들, 태국 방콕 돈무앙공항
돈무앙발 우돈타니행 국내선 Nok Air를 기다리면서 돈무앙공항의 활주로를 지켜보니 멀리 옷을 벗은 기체들이 여러대 보인다. 마치 무슨 장의사 전용비행기 처럼 보인다. 그래도 아직 등록번호를 지우지 않았는지 아니면 옷을 미쳐 갈아입지 못했어도 등록번호를 먼저 입혔는지 망원렌즈에 잡힌 등록번호를 보고 족보를 추적할 수 있었다.
* MD87 등록번호 J880TH, 1990년 6월생 일본항공에서 사용하던 기체이다. 태국 방콕 돈무앙공항
엔진이 제거된채 방치된 MD87 (등록번호 N880TH)는 1990년 생산된 일본의 JAS와 JAL Domestic에서 사용하던 JA8280인데 2008.3월에 Stored 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런데 태국의 항공관련보고서에 의하면 이 기체는 태국의 영세항공사 Orient Thai항공의 국내선 One-to-Go 항공사의 부품조달창고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 B767-258 등록번호 N570JH, 1983년 9월생. 이스라엘 El Al 항공에서 사용하던 기체. 태국 방콕 돈무앙공항.
그 옆에는 B767기가 보인다. 이 기체(N570JH)는 1983년 9월 생산된 것으로 이스라엘의 엘알항공(4X-EAB)에서 사용하던 것인데 2008년10월 AvCorp Holdings Inc Trustee 라는 회사로 명의변경이 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공항에는 태국영세항공사인 SkyStar 소속의 B767기 두대가 버려져 있는데, 또 어느 항공사로 팔려 갈지, 인천공항에도 들어오게 될지 걱정 된다.
* 소속불명의 B747기가 Orient Thai 항공기 옆에 서 있다. 태국 방콕 돈무앙공항.
활주로의 반대편을 보니 오리엔트타이항공의 B747과 나란히 서있는 벌거벗은 B747기가 보인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망원렌즈에도 족보가 잡히지 않아 족보를 캐지 못했다. 아마 오리엔트타이항공기라면 거의 폐기처분 될 상태라 이를 다른 항공사들이 사갈리는 없고 아마 이것도 역시 오리엔트타이가 어디선가 들여와 도장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 B747-346 등록번호 HS-UTV, 일본항공에서 사용하던 기종 (JA8166), 태국 방콕 수완나붐공항
* 위 사진 기체의 5년전 김포공항에서의 모습
생각난 김에 어제 방콕수완나붐공항에서 촬영한 수상한 B747-300기의 족보를 찾아 보았다. 사진을 확대해서 벌거벗은 동체를 들여다 보니 등록번호 HS-UTV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첫눈에 오리엔트타이항공소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일본항공에서 사용하던 B747-246, JA8166기체인데 1985년 2월생이다. 일본등록번호가 눈에 익은 것을 보니 이놈은 5년전 김포공항에 착륙하여 택싱중이던 모습이 내카메라에 잡혔던 것이라 반갑기도 하였다. 오리엔트타이항공은 10여대의 중고 B747점보기를 들여왔는데 그중 대한항공과 KLM에서 사용하던 B747-300을 각각 1대 도입한 것 외에는 대부분이 일본항공에서 국내용으로 사용하던 구형기종 B747-100, B747-200 들이다. 위 사진의 기체는 지금 오리엔트타이 옷으로 갈아 입고 운항중이다.
* B747-306 오리엔트타이항공. (등록번호 HS-UTK). 엔진이 해체된 모습이다.(아래) 태국 우돈타니공항
돈무앙공항에서 비록 낡았지만 예쁘게 생긴 국내선 Nok Air를 타고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가까이 있는 Udonthani에 날아갔다. 그런데 Udonthani 공항에 도착하니 여기에도 Orient Thai항공의 B747-300기가 보인다. 이곳은 이런 대형여객기가 취항할 곳은 아닌데 ...... 역시 기내에서 내려 여객터미날로 걸어가면서 가까이 보니 등록번호 HS-UTK, KLM에서 사용하다 오리엔트타이로 팔려간 기체인데 이미 엔진 하나가 제거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아마 이것도 다른 동료들의 부품창고를 할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태국의 영세항공사들은 너무 미성년을 싫어하나보다.
어쨰 도입하는 기체의 나이가 최하 25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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